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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법정투쟁 끝에 이룬 슈만의 사랑 이야기- 김종민(한국국제대 음악공연학과 교수)

  • 기사입력 : 2021-12-29 20:3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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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베르트 슈만을 아시나요?

    1810년 독일의 작은 마을 작센 지방의 츠비카우(Zwickau)에서 태어난 전기낭만주의 작곡가 슈만. 출판업을 하는 아버지와 노래를 잘하는 어머니 밑에서 태어나 7살 때부터 피아노 배우면서 작곡을 공부했고, 16살에 아버지가 돌아가시고 누나가 19살에 자살을 하면서 어머니의 간곡한 바람대로 1828년 법대에 입학을 하게 된다. 법대에 가서 음악에 대한 열정을 버릴 수 없었던 그는 당대 유명한 비크 교수를 찾아가 피아노를 배우게 되는데, 이 만남이 슈만의 삶에 큰 불행이자 사랑의 화재가 된다.

    이때 그의 아내가 된 클라라의 나이가 9살이였는데, 자기집에 피아노를 배우러 오는 슈만을 좋아하게 된다. 클라라는 피아노에 대단한 소질이 있었고 유럽 전역으로 연주 여행을 다닐 정도로 실력이 뛰어난 스타였다. 1835년 4월에서 7월까지 3개월 정도 유럽으로 바쁘게 연주여행을 다니던 클라라가 집에서 머물던 시기에 두 사람은 불같이 사랑을 하게 된다.

    비크 교수는 사랑스런 딸을 가난뱅이 난봉꾼에게 줄 수 없다는 이유로 만남을 방해하게 되는데, 슈만이 가진 전 재산의 3분의 2를 자신에게 넘기고 7년 정도의 음악여행으로 벌인 딸의 재산을 슈만이 가질 수 없다는 조건들을 제시했고, 또 클라라의 피아노를 가져 가려면 1000달러(80만원)를 내라는 요구를 하기도 했다. 이때 노동자들의 월급은 우리 돈으로 8000원 정도였다. 그리고 비크 교수는 슈만을 결혼 부적격자로 몰아가는 소송전략 중 허약체질 알코올 중독자로 가족부양이 어려운 사람으로 소문을 내고 국제적 스타인 자기 딸을 꼬득인 부도덕한 자로 매도해서 신문에 대서특필하기도 했다.

    하지만 슈만은 법원에 결혼 허가 소송을 제기한 뒤 승소해 1840년 9월 12일 성인이 되기 하루 전에 결혼에 골인 하게 된다. 정말 보기 힘든 사랑을 통해 자신이 좋아하는 음악활동을 아내인 클라라와 하게 된 슈만. 끈질긴 집념으로 모든 일에 열정으로 살아간다면, 우리들의 삶도 결코 쉽게 좌절할 일은 아니라 생각된다. 코로나19로 인해 힘들고 어렵지만 꿋꿋하게 사랑하는 모든 것을 위해 지켜가고 이겨가는 우리 모두가 되기를 소망해 본다.

    김종민(한국국제대 음악공연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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