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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속의 풍수지리] 불의와 타협하지 않은 김일손 선생

  • 기사입력 : 2021-12-24 08: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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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 재 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사주명리·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mail : ju4614@naver.com)

    경상북도 청도군 이서면 서원리에 탁영 김일손(濯纓 金馹孫·조선 초기 문신이며 학자)의 학문과 덕행을 기리며 후세에 귀감이 되도록 지은 자계서원이 있다. 현종 2년(1661)에 ‘자계(紫溪)’라는 사액을 받았으며, 고종 8년(1871)에 흥선대원군의 서원철폐령으로 훼철되었다가 1924년 다시 복원되었다.

    당시 언관(임금에게 간언하는 일을 맡은 관원)과 사관(임금의 언행이나 국가의 공문서 작성을 맡은 관리)이었던 김일손은 스승인 김종직이 쓴 ‘조의제문(단종을 죽이고 집권한 세조를 비난한 글)’을 사초(史草·사관이 기록하여 둔 초고)에 실은 것이 문제가 되어 35세의 젊은 나이에 능지처사(陵遲處死)를 당했다. 이것이 무오년에 역사를 사실대로 쓴 관계로 말미암아 입은 화(禍)라 하여 무오사화(戊午史禍·연산군 4년에 일어난 조선 최초의 사화)라 한다.

    자계서원은 김일손을 배향한 서원으로 김일손이 처형을 당할 때 냇물이 별안간 붉은 빛으로 변해 3일간을 흘렀다고 하여 지어진 이름이다. 동남향을 바라보고 있는 서원은 야트막한 동산이 뒤에 있고 청도천이 앞에 흐르는 전형적인 배산임수(동산과 청도천)의 전저후고(前低後高·앞은 낮고 뒤는 높음) 터이다. 뒤가 높고 앞이 낮아야만 빗물이 고이지 않고 흘러내려가므로 습한 터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뒤가 높다는 의미는 계곡의 연장선이 아니라 생기(生氣)를 간직한 용맥(산줄기)선상에 있음을 암시한다.

    진혈(眞穴·정기)을 간직한 자리는 너비가 협소하여 서원 전체를 포함할 수는 없다. 사당인 ‘존덕사’, 강당인 ‘보인당’, 유생의 숙소인 ‘동·서재’, 누각인 ‘영귀루’ 중에서 존덕사가 가장 생기 있고 빛이 나는 기운을 품고 있는 터이다. 안산(앞산)은 서원과 너무 떨어져 있지만 앞쪽에서 불어오는 흉풍을 영귀루가 막아주고 있으며, 좌측은 청룡이 약간 부실하지만 탁영이 심은 것으로 알려진 노거수(수령이 오래 된 큰 나무)가 좌청룡(좌측 산) 역할을 충분히 하고 있다. 우측은 백호가 견실하여 우백호(우측 산)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풍수를 세세히 고려한 배치가 아닐 수 없다. 탁영종택(濯纓宗宅)은 청도군 화양읍에 위치하고 있다. 종택은 김일손의 문집 등을 보관한 영모각, 안채, 사랑채, 행랑채, 위패를 봉안한 부조묘(不조廟·신주를 사당에 계속 두고 기제사를 지내는 사당)로 되어 있다. 종택은 ‘ㅁ’자형으로 외부의 바람이나 살기(殺氣)를 직접 맞지는 않지만 솟을대문과 영모각을 제외한 나머지 건물들은 현대식으로 개조를 하여 본래 모습을 알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어 있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청도군 이서면 수야리에 김일손과 정부인인 예안김씨(禮安金氏) 묘가 있다. 태봉산 지맥이 좌우로 틀면서 힘차게 뻗어 내려와 정부인 예안김씨의 묘에 정기가 뭉쳤다.

    특이한 점은 쌍분을 할 때는 좌측이 남자, 우측이 여자 묘가 되는 것이 일반적인데 부인인 예안김씨의 묘가 좌측에 안장되어 있다. 물론 창원시 북면에 안치한 최윤덕 장상 묘 위쪽에 부인의 묘를 두는 역장(逆葬)이나 합장(合葬)의 경우, 남자 묘의 좌측에 후실 묘를 두고 우측에 정실 묘를 쓰는 사례가 있기는 하지만 쌍분으로 하면서 부인 묘를 좌측에 두는 경우는 상당히 이례적이라 할 수 있다. 게다가 묘의 정기는 남자 쪽에 가도록 조성하는 것이 대부분인데, 예안김씨의 묘에 정기가 뭉쳐있음도 특이하다하겠다. 좌청룡은 묘를 향해 다소 휘어져있으나 길이가 짧아 부족함이 있고, 우백호는 무정하게 뻗어있어 묘를 보호하고 있지 않다. 안산은 멀리 있기 때문에 묘에 도움을 주지 않고 그저 풍광만 감상할 따름이다. 그러나 좌청룡, 우백호, 안산의 부족한 부분을 빽빽하게 자란 나무들이 비보(裨補·부족한 부분을 보충함)하고 있어 안온한 바람인 ‘생기풍(생기 있는 바람)’이 당판(묘와 그 주변)에 머물고 있다. 용맥은 넓고 두툼하지만 정작 혈처(穴處·생기가 흐르는 중심자리)는 좁아 부인 묘가 그 자리이며 김일손 묏자리는 무해지지(無害之地·득도 없고 해도 없는 보통의 자리)이다.

    주재민 (화산풍수지리연구소장)

    (사주명리·수맥·작명연구원 055-297-3882) (E-mail : ju461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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