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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ON- 책] 예순다섯 할매 홀로, 배낭 메고 페루 구석구석

창원 ‘방랑객 할매’ 페루서 내 맘대로 배낭여행

  • 기사입력 : 2021-11-26 08: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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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범한 주부가 페루에서 3년간 살면서 틈틈이, 페루 북부, 중부 밀림지대 그리고 아마존 정글까지 혼자 돌아다니며 보고 경험한 이야기가 책으로 엮었다.

    창원에서 활동하는 이석례 수필가가 페루 여행 에세이 ‘예순다섯 할매 홀로, 배낭 메고 페루 구석구석’을 냈다. ‘방랑객 할매’의 고군분투하는 여행 도전기는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사회의 편견을 깨고 코이카(KOICA:한국국제협력단) 단원으로 우즈베키스탄에서 봉사활동 이야기를 담은 ‘한국어가 꽃피는 사마르칸트’를 냈다. 당시에도 적지 않은 나이로 떠난 해외봉사단원으로의 경험담을 차근차근 풀어놓아 눈길을 끌었다.


    이번엔 페루다. 저자는 40년 넘게 주부로 살면서 2남 1녀를 키우고 아내, 며느리, 엄마 거기다 할머니 역할을 하느라 바빴던 스스로를 위해 ‘내 마음대로 여행’을 떠났다. 2016년 11월부터 페루 연안도시 트루히요시에서 월셋집을 얻어 살면서 트루히요국립대학교에서 한국어를 가르쳤다. 공휴일, 방학을 이용해 혼자 배낭 메고 곳곳을 누볐다.

    페루에서 3년 동안 살면서 마추픽추뿐만 아니라 아마존강과 정글, 세계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바다 같은 티티카카 호수, 해발 5000m에 있는 무지개산, 폭포, 설산, 빙하 등 어마어마한 페루의 자연풍광을 보러 다녔다. 잉카문명보다 더 오래된 남미문명 유적지도 여행했는데, 저자는 그 경험들을 여러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어서 기록하고 사진을 찍었다고 했다.

    안데산 위에 있는 쿠엘랍
    안데산 위에 있는 쿠엘랍
    마추픽추를 바라보는 라마
    마추픽추를 바라보는 라마

    힐링이나 유명 관광지를 돌아보는 여행이 아니라 페루의 구석구석을 체험해 그대로 책에 담았다.

    ‘나는 라파엘 뒤에 붙었다. 긴 칼과 손전등을 들고 장화를 신은 세 명의 가이드가 각각 자기 손님을 데리고 나섰다. 손님들도 장화를 신고 손전등은 들었지만 칼은 지니지 않았다. 같은 방향으로 가지 않고 동, 남, 북으로 흩어졌다. 밤에 밀림 속으로 들어가려니 무척 무서웠다. 그렇다고 안 갈 수는 없다. 여행의 코드는 두려움, 낯설음에 맞짱 뜨는 것인지도 모른다.’(32쪽)

    혼합된 밀림의 냄새가 진득진득 달라붙는 잠들지 않은 야간의 밀림의 모습이 생생하다. 수필가로 활동하는 저자답게 당시의 서늘한 감정에 활자 너머로 선명하게 느껴지는 듯하다. 저자는 머릿말에서 “맨땅에 머리 박듯 부딪치며 살고 말이 통하지 않으면 몸짓, 표정, 한국어를 동원하고 미리미리 여행지에 대한 공부를 했다”며 “누군가 나이 때문에, 언어 때문에 해외살이에 겁을 먹는다면 이 책에 담긴 내 경험이 힘을 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라마스 성 안에서.
    라마스 성 안에서 이석례 수필가.

    미국 국방대학 한국어학과 조소현 교수는 “1954년생인 여성이 용기와 호기심으로 홀로 ‘신이 공중에 감춰 놓은 도시, 마추픽추’는 물론 페루 구석구석을 다니며 글을 쓰고 핸드폰으로 사진을 찍어 이 책이 탄생했다. 위험, 불안, 긴장이 동반했겠지만, 배우고 느끼고 알게 되고 감상한 것들은 여행자 자신만의 것이다. 인생도 그러하지 않을까? 무지막지한 저자의 여행을 통해 쓰고 달콤한 용기를 경험하라고 권하고 싶다”고 썼다.

    저자 이석례, 바른북스, 352쪽, 가격 1만5000원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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