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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내 젊은 여성노동자, 왜 타 지역 이동 생각하나

  • 기사입력 : 2021-11-24 20:2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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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내 1990년대 출생 여성 노동자 10명 중 7명 이상이 타지역이나 국가로 이동할 의향이 있다는 설문조사 결과는 많은 점을 생각하게 한다. 이정희 경남여성가족재단 성평등 정책실장이 24일 도의회에서 열린 ‘90년대생 여성노동자 실태조사 집담회’에서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도내 여성 212명 중 75.9%인 161명이 일자리나 삶의 터전을 바꾸기 위해 타지역이나 해외로 이동할 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중 58.6%는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다른 지역으로의 이동을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번 설문조사 결과는 90년대 이후 출생 여성 노동자들의 노동여건이 기대 수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거나 지역의 노동 인프라가 니즈(needs)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구조로 생각하고 있다는 의식을 반영한 것이라 할 수 있다. 눈여겨볼 것은 일자리를 구하기 위해 타지역으로 이동하기를 원한다는 비율이 아주 높다는 점이다. 이는 젊은 여성 노동자들이 남성에 비해 채용, 임금, 근로 조건 등에서 불평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인식에 기초한 것이 아닌가 한다. 성별 등을 차별하지 못하게 한 법이 있지만 현실에서 제대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방증일 수도 있다.

    가뜩이나 청년 인구의 탈 경남 현상이 가속되고 있는 현실이다. 젊은 여성 노동자들이 이처럼 많은 비율로 지역을 떠나고 싶어 하는 상황을 냉철한 눈으로 보고 변혁을 모색해야 한다. 이정희 실장이 “여성들을 지역에 붙잡을 수 있는 방법도 필요하지만 경남도 차원에서 타지역이나 해외 국가와 연계해 경험의 기회를 열어주는 등의 다양한 논의와 시도가 필요하다”고 의견을 제시한 것도 새겨볼 필요가 있다. 젊은 여성 노동자들이 지역에 정착해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다양한 취업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과 동시에 그들이 이주하고자 하는 지역과 연계해 다양한 취업 경험을 쌓게 하는 방안도 곁들여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가장 우선할 것은 이주 충동을 느끼는 여성 노동자들이 자신이 근무하는 직장이나 직업이 지속 가능한 일자리라고 평가할 수 있는 평등하고 차별 없는 근무 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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