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3월 29일 (금)
전체메뉴

[가고파] 일생일대의 관문- 김용훈(광역자치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21-11-21 20:29:26
  •   

  • 올해도 어김없이 대학수학능력시험이 치러졌다. 경남 또한 위드 코로나 속에서 코로나19 방역 지침에 따라 총 116개의 시험장에서 큰 사고 없이 무사히 시험을 치렀다.

    ▼수능일은 대한민국이 비상체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관공서와 기업체 등 출근 시간은 1시간 늦춰진다. 지자체와 경찰, 소방 등 관계기관은 수능 시험이 무사히 진행될 수 있도록 전력을 다한다. 비행기도 멈춰 선다. 수능의 듣기평가 시간대에는 국내 모든 공항에서의 항공기 이·착륙이 전면 금지된다. 과거와 비교하면 수시와 정시로 나뉘는 등 비교적 다양한 입학제도가 마련됐지만 시험날 풍경은 과거 학력고사 때부터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시험에 지장이 없도록 국가가 신경 쓰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수능이라는 시험일, 이 한 날이 비상체제가 되도록 수험생들에게는 일생일대의 관문이 되어야만 하는 것일까? 우리나라 수능과 비슷한 일본의 대학입시센터시험은 이틀에 걸쳐서 시행되며 본 시험을 못 봤을 시 추가시험을 신청할 수 있다. 미국에서 주로 통용되는 입학 시험인 SAT는 1년에 여러 번 볼 수 있고, 보는 곳을 고를 수도 있다. 프랑스는 고등학교 졸업자격시험인 바칼로레아만 합격하면 별도의 선발시험 없이 어느 지역, 어느 대학에나 지원할 수 있다.

    ▼내년 대선을 앞두고 주요 후보들의 입시 정책을 보면 수시 전면 폐지, 정시 확대를 비롯해 심지어 일제고사 실시도 나온다. 대입에 성적 100% 반영은 아니겠지만 결국 주요한 하나의 성적으로 줄세우기 입시가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줄세우기는 학령인구마저 감소하는 상황에서 결국 대한민국의 대학은 수도권, 상위권 대학만 살아남고 지방 대학은 더욱더 소멸의 길로 들어서게 할 것이다. 대학은 자신의 진로 개발을 위한 방편일 뿐 결코 최종 종착지가 아니다. 온 나라가 대입에 매달리는 이런 문화는 끝을 내야 한다.

    김용훈(광역자치부 차장대우)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용훈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