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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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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하며 시 쓰는 '노동자 시인' 첫 책 냈다

김성대 시인 '나에게 묻는다' 출간

  • 기사입력 : 2021-11-17 10:2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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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를 쓴다는 것은 시대정신을 읊는 것이다. 시인은 자존을 지키며 세상의 어둠을 걷어낼 사명이 있다. 자기만의 목소리로 '우리'를 지키는 김성대 시인이 시집 '나에게 묻는다'를 냈다.

    마산에서 태어난 시인은 2015년 '경남작가'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2020년 제1회 부마민주항쟁 문학상을 수상했고 객토문학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일하며 시를 쓰는 그야말로 '노동자 시인'이다.

    책은 4개 갈래로 꾸려져 있다. 첫 시집인 만큼 살아온 내력이 곳곳에 드러나 있다. 1부와 2부에는 시인의 가족과 삶터를 통한 삶의 여정에 함께한 이들을 서정적으로 기리고 있다.

    '미안합니다', '아내에게', '밥상', '개비리길에서'를 비롯해 서정이 녹아있는 시편들이 눈에 띈다.

    나에게 묻는다 표지
    나에게 묻는다 표지

    3, 4부에서는 노동자의 치열함을 담고 있다. 삶의 터전에서 쫓겨나 다시 땀내 나는 현장으로 돌아가고자 처절하게 싸우는 눈물 나는 모습과 현대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이데올로기의 정점인 국가보안법, 한국전쟁 당시 민간인 학살, 청산하지 못한 친일 독재와 한반도 평화통일에 대한 염원이 빼곡히 들어있다.

    시인은 사회현실 문제를 다루지만 거기에만 천착하지 않는다. 노동 현실에 대한 분노와 별개로 시인도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그리고 한 가정의 구성원으로서 가장 중요한 것이 일상의 안정과 평화이다. 오인태 시인은 해설에서 "시인의 시가 미더움을 주는 것은 바로 일상의 건강성과 삶에 대한 낙천성이다. 친구들의 안녕, 남루한 일상에서나마 자식들이 쑥쑥 커가는 모습을 보는 일이야말로 사람을 안심시키고 미래를 낙관하며 살아가게 하는 힘의 원천이 아니겠는가"라고 썼다.

    시인은 각박한 노동 현실과 팍팍한 일상을 드러내놓고 진술하기보다 시의 문법을 터득해 우회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김성대 시인
    김성대 시인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거리에 놓인 낡은 화분을 봤는데, 광대나물 꽃씨가 화분에 날아들어 꽃을 피웠고 개망초도 푸르게 사는 것을 보았다"며 "이 땅의 비정규직 노동자처럼 언제 뽑혀 나갈지 모르는데도, 마냥 잡초라 불리며 꿋꿋하게 살고 있다. 봄날의 거리를 지나며 생명과 평화의 꽃이 피고, 세상의 작은 변화가 시작되는 곳은 어디일까 생각해 본다"고 말했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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