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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순국선열의 날- 김정민(경제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21-11-16 20:4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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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싱가포르에서 2월 15일은 국토방위의 날(Total Defence Day)이다. 이날은 세계 2차대전 당시 1942년 영국령 싱가포르가 일본의 무자비한 폭격에 항복했던 날짜다. 영국으로서는 세계 2차 대전에서 최악의 순간이다. 싱가포르는 자국 역사에서 유일하게 외부의 군사적 침략에 굴복했던 이날을 기념일로 정해 일제강점기 동안 조상들이 겪었던 고통을 기리는 동시에 자주 국방의 중요성을 상기시키는 계기로 삼고 있다.

    ▼11월 17일인 우리나라의 순국선열의 날도 치욕의 역사를 잊지 말자는 의미가 담겨 있다. 116년 전 오늘은 러·일 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대한제국의 외교권을 박탈하기 위해 강제로 조약을 체결한 날이다. 바로 을사늑약이다. 서로가 대등한 조건에서 체결된 게 아닌 데다 당시 고종의 사인이나 옥새가 찍히지 않았고, 일본 천황의 도장조차 찍히지 않아 ‘억지로’란 뜻이 담긴 ‘굴레 늑(勒)’자가 들어갔다. 강제적 체결이란 의미다.

    ▼을사늑약을 전후로 강제로 강탈당한 국권을 회복하기 위해 많은 애국선열이 순절하거나 의병항쟁으로 일제에 항거하다 순국했다. 대한민국 임시정부는 숭고한 애국정신을 후세에 전하기 위해 1939년부터 11월 17일을 순국선열 공동기념일로 정하고 기념식을 거행했다. 이날을 기념일로 선택한 것은 앞서 말한 1905년 11월 17일에 체결된 을사늑약의 치욕을 잊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현하기 위해서였다.

    ▼순국선열의 날은 해방 후 순국선열 단체에서 주관하다 1997년 국가기념일로 제정됨에 따라 정부주관 행사로 거행되고 있다. 올해로 82회째를 맞는 순국선열의 날은 정부 기념식으로는 처음으로 독립기념관 겨레의 큰마당에서 거행된다. ‘또 하나의 별을 노래하자’가 주제다. 일제에 항거하다 순국하신 순국선열의 얼과 위훈을 기리기 위한 이날의 의미를 잊지 않았으면 한다.

    김정민(경제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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