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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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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내 몸 안의 사회- 문장복((사)한국전통온열문화원 총재)

  • 기사입력 : 2021-11-11 20:3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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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생물학적 존재로서 인간은 어떤 생명체일까. 사람은 형태적, 동태적으로 여느 동물과는 확연한 차이를 갖고 있다. 구조는 기능에 의하고, 기능은 구조를 표한다. 사람의 생김새와 움직임을 통해 사람의 몸 안에는 어떤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짚어 낼 수 있다.

    인체는 과히 생동하는 경(經)이요, 진리(眞理)의 실체다. 원래의 인간을 진인(眞人), 즉 ‘사람’이라 칭한다. 사람의 참된 모습 밖으로 여러 유형의 인간이 나타난다. 광인(狂人), 범인(凡人), 평인(平人), 현인(賢人), 지인(至人), 성인(聖人)이 그 예이다.

    광인은 글자 그대로 제 정신이 아닌 사람, 범인은 오락가락하는 사람, 평인은 그나마 중심이 잡혀 있는 사람, 현인은 깨달음이 있는 사람, 지인은 지극한 경지에 도달한 사람, 성인은 신(神)의 경지를 초월한 사람을 뜻하는데, 여기서 신(神)이란 천문(天文), 인사(人事), 지리(地理)를 꿰뚫는 규율이며, 이 단계를 지나야 비로소 시공(時空)에 매이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성인(聖人)을 넘어 진인(眞人)이 있다. 우리는 이와 같이 최소 7가지 유형의 사람의 모습을 넘나들며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사람의 모양에서 일반 영장류(Primates)와 비교해 뚜렷한 차이점을 찾는다면, 아무래도 직립성과 얼굴의 모양새, 그리고 두발(頭髮)일 것이다.

    직립이 갖는 동태적 특성은 인간이 어떤 존재인가를 결정하는 중요한 단초가 된다. 인체가 갖는 상하(上下)의 질서(秩序)는 하늘(天)과 땅(地), 양(陽)과 음(陰), 화(火)와 수(水)가 대표적인 예이다. 식물은 뿌리를 땅(地)에 두고 동물은 공중(空中)에 두지만, 사람은 하늘(天)에 둔다. 무릇 뿌리란 생명의 중심을 지탱하는 근원이다. 식물은 한곳에 정착하지 않으면 살기가 어렵고, 동물은 한곳에 머물러만 있으면 살기가 어렵다. 식물은 뿌리로 중심을 잡고, 동물은 꼬리로, 사람은 머리를 통해 중심을 잡는다. 이처럼 사람은 뿌리를 하늘에 두기에 입으로 먹는 것만으로 그 품성을 다할 수 없다. 생(生)은 땅의 소산으로 지탱할 수 있으나, 명(命)은 하늘에 달린 것이다. 그래서 우리 민족은 일찌감치 마음을 주식(主食)에 비유하여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고 했다.

    문장복((사)한국전통온열문화원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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