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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가을은 가고 ‘갈’이 왔네- 이현근(창원자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21-11-08 20: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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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갈’이라고 들어봤나요. ‘갈?’ 긴 여름을 보내고 선선한 가을을 맞이하나 싶었는데 어느새 뚝 떨어진 기온에 찬바람을 동반한 겨울이 먼저 손을 내밀면서 짧아진 가을을 빗대 줄임말로 ‘갈’이라 부른다는 우스개 말이다. 수업시간에 봄, 여름, 가을, 겨울 사계절을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을 가진 아름다운 나라라고 배우고 자랐지만 이제 봄과 가을은 점점 줄어들고 여름과 겨울만 남은 나라로 변화고 있는 듯싶다.

    ▼이맘때면 지리산의 단풍은 짙은 붉은 빛깔을 내며 자태를 뽐내는데 올해는 울긋불긋한 단풍은 온데간데없고 녹색 잎이 더 많다. 나무는 가을이 되면 겨울을 날 준비를 하는데 영양분을 나뭇잎으로 보내지 않는다. 영양분이 없어진 잎에서 엽록소가 빠져나가면서 알록달록한 노랑과 빨간색으로 물들어 예쁜 단풍이 된다. 하지만 올해는 차가운 기온이 일찍 찾아오면서 잎이 얼어 단풍이 미처 제 빛깔을 내지 못하고 말라버리고 있다.

    ▼우리나라 기후를 엄밀하게 분석하면 봄은 5월 한 달, 여름이 6~9월, 가을이 10월 한 달, 겨울이 11~4월까지다. 사계절이 뚜렷하지만 겨울이 6개월가량으로 가장 긴 계절이라고 한다. 하지만 여름에나 볼 수 있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10월 중순까지 한반도에 머물다가 갑자기 물러나고 한파로 돌아서면서 사실상 가을을 느끼기 힘든 짧은 가을을 보내고 있는 것이다.

    ▼가을의 대표적인 볼거리인 단풍이 사라지고 가을이 짧아지고 있는 것은 역시 기후변화가 원인이다. 지구온난화로 기온이 점점 상승해 세계 도처에서 기후 이상이 발생하면서다. 우리나라도 수년 전부터 봄과 가을을 느낄 새 없이 지나가면서 수십년 내에는 사계절이 있다고 말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위드 코로나가 시작되면서 가을단풍을 보기 위한 상추객(爽秋客)들로 주말 전국 고속도로가 북적대고 있지만 김영랑 시인의 시 “오메, 단풍 들것네”도 더 이상 읊지 못하게 될까 안타깝다.

    이현근(창원자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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