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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공천자격시험- 이상권(서울본부장)

  • 기사입력 : 2021-11-07 20: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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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해 출신 박찬종 전 국회의원을 두고 “시험 쳐서 대통령 뽑았으면 당선됐을 것”이라고 했다. 사법·행정고시에 공인회계사까지 ‘고시 3관왕’인 명석함에 대한 세평이다. 하지만 그는 1992년 14대 대통령 선거에 출마해 6% 득표에 그쳤다. 동서를 막론하고 정치인의 자질 논란은 진행형이다. 그만큼 정치권 진입 자격요건을 정형화하기 어렵다는 말이다.

    ▼국민의힘은 내년 지방선거부터 자격시험을 거쳐 공직후보자를 뽑기로 했다. 하버드대 출신 30대 이준석 당 대표가 ‘공천자격시험’이란 화두를 던졌다. 발상의 기저엔 기초의원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깔렸다. “지방자치단체를 감시하는 지방의원 역량이 치열하게 9급 공무원을 준비하는 젊은 세대의 노력과 열정에 비해 부족하다”는 게 명분이다. “동네 중장년 남성들이 밤늦게 술 마시면서 형님 동생 하며 나쁜 짓 좀 하다 사람 모아 조직을 만들면 되는 게 지금의 기초의원”이라며 ‘짬짜미’ 속살을 직격하기도 했다.

    ▼현역 기초의원에게는 더할 나위 없는 모욕이다. 모두가 그런 건 아니지만, 일부 함량 미달 행태가 물을 흐렸다. 전문성 없는 의정활동과 윽박지르기는 조롱거리가 됐다. 지자체장 거수기를 자임한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과거 경남에서는 폭행으로 물의를 빚는가 하면 지방의원 재임 중 음주운전한 사실이 다음 선거 때 전과기록에서 드러나기도 했다.

    ▼공천자격시험은 초유의 정치실험이다. 능력주의 발상이라는 반발도 적지 않다. 경남에도 수많은 지방의회 출마 후보군이 검증대 통과를 준비 중이다. 독일 정치·사회학자 막스베버는 “정치인은 감당해야 할 권력을 책임 있게 수행해낼 자질과 역량을 갖췄는지 스스로 물어봐야 한다”고 했다. 비스마르크는 “정치는 배울 수 있는 학문이 아니고 기술이며 각오가 없는 사람은 멀찍이 있는 편이 낫다”고 했다. 대중 앞에 나설 깜냥인지 본인이 먼저 짚어보라는 얘기다.

    이상권(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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