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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11월 27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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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분단에 대하여- 김유경(광역자치부 기자)

  • 기사입력 : 2021-11-02 20:3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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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취업시장에는 ‘남방한계선’이라는 말이 있다. 철원 DMZ 이야기가 아니다. ‘남방한계선’은 10여년 전부터 대기업 인사담당자들 사이에서 심심찮게 회자되어온 조어(造語)다. 이 한계선상에는 삼성전자 기흥캠퍼스가 있는 용인시 기흥, 네이버·카카오·NC소프트가 있는 성남시 판교가 자리잡고 있다.

    ▼‘남방한계선’은 취업 준비생들이 설정해 놓은 ‘지리적 마지노선’을 일컫는 말이다. 달리 말해, ‘우수한 스펙을 가진 취업 준비생들이 기흥 이남 근무를 기피한다’는 씁쓸한 세태의 축약어다. 사무직은 현대자동차 본사가 있는 양재와 판교, 기술직 엔지니어는 기흥이라는 ‘남방’까지만 내려온다. 거기에 더해 이 한계선을 공고하게 뒷받침해 줄, 서울과 수도권 외곽 거점을 잇는 수도권광역급행철도 건설도 추진 중이다.

    ▼그렇다면 동남권의 두 거점 마산과 부산을 연결하기 위해 2009년부터 추진되어 온 ‘부전~마산선’ 사업은 지금 어떤가. 창원시의회는 지난달 열린 제108회 임시회에서 부전-마산 복선전철 전동열차 투입을 요구하는 결의안을 지난해에 이어 재차 발의했다. 국토교통부의 ‘사전타당성조사 용역’ 결과 B/C가 0.5 수준으로 도출되어 ‘사실상 사업이 무산되는 분위기 아니냐’는 게 시의회의 우려다.

    ▼수도권 지역민 1명과 경남도민 1명이 누리는 인프라의 편익을 등가로 바라보는 편중된 시각 속에 스러져 간 사업들이 적지 않다. 그뿐인가. 내년 지방선거에서 함안·창녕·고성·거창군민들은 2명 뽑던 도의원을 1명 뽑아야 할지 모른다. 인구 비례에 따른 표의 등가성을 강조한 헌재 판결 덕이다. 자치하고 분권해서 전 국토를 균형발전시키자며? 이쯤되면 ‘남방한계선’은 ‘지리적 마지노선’ 보다 ‘심리적 마지노선’이라 봐야 옳겠다. 그러니 진짜 ‘남방’에 사는 지역민 입장에서 그것은 ‘북방한계선’과 다르지 않다. 과연 이 나라는 여러모로 철저한 분단국가다.

    김유경(광역자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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