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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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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연말 늘어나는 술자리, 건강한 간 관리

이창민 (한양대 창원한마음병원 소화기센터 교수)

  • 기사입력 : 2021-11-01 08:06: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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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1년 마무리를 한 달 앞둔 11월 1일부터는 ‘단계적 일상 회복’ 1단계 시행으로 제한이 상당 부분 해제돼 모임이 늘어날 것으로 생각된다. 가족, 친구, 직장동료 등과 모임에 있어 빠지지 않는 것이 술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으로 음주문화가 많이 변했지만, 아직도 과음문화는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마시는 술 안의 알코올 성분은 대부분 간에서 분해되는데 간에서 처리할 수 있는 알코올 양은 한도가 있어 휴식을 취하지 않고 계속 과음을 하면 독이 되어 간 건강에 타격을 줄 수 있다. 특히 다른 장기와는 달리 간에서 발생하는 질환은 통증을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통증을 느끼거나 황달 등의 증세가 나타났다면 이미 간에 심각한 손상이 생겼을 가능성이 커 손쓰기에 뒤늦은 경우를 주위에서 상당수 찾아볼 수 있다.

    알코올성 간질환은 알코올성 지방간, 알코올성 간염과 간경변증이 대표적인데, 알코올에 의한 간 손상으로 인해 지방간, 간염, 간경변증의 순서로 진행하여 알코올성 간질환 환자에서 단독으로 존재하는 경우보다는 서로 중복돼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장기간 술을 마시는 과다 음주자의 90% 이상이 지방간 소견을 보이나 이 중 10~35% 정도가 알코올 간염을 일으키고, 8~20% 정도가 간경변증으로 진행하게 된다. 알코올 간 질환이 진행되는 시간은 전적으로 마신 알코올의 양에 달려 있는데 술을 많이 마실수록 진행이 빨라지게 된다. 알코올에 기인한 간경변증 환자는 간암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특히 B형이나 C형 간염 바이러스에 의한 간경변증 환자가 술을 과하게 섭취하면 간암 발생 위험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지방간만 있는 초기 간 질환을 가진 애주가들은 가능한 빨리 금주하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자 치료법이다.

    일반적으로 간경변증을 일으키지 않는 적정 음주량은 남자는 1일 40g 이하, 여자는 20g 이하로 알려져 있으며 술의 종류와 제품에 따라 알코올의 함유량은 다르지만 대체로 40g의 알코올은 소주 3잔, 맥주 200mL 4잔, 위스키 4잔, 포도주 7잔에 해당하는 양이다. 공교롭게도 여성은 남성보다 적은 용량의 알코올에 의해서도 알코올 간 질환이 더 쉽게 발생하고 더 심한 양상을 보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음주 시 식사 또는 안주를 충분히 섭취하고 술을 마시는 것이 좋다. 기름진 안주는 알코올의 흡수 속도를 느리게는 하지만 결국은 나중에 모두 흡수되기 때문에 과음에 따른 알코올 간 손상을 예방할 수 없다. 그러나 음식을 안 먹고 술만 먹으면 영양 결핍이 올 수 있고 영양소 결핍은 간 손상을 더욱 부채질할 수 있으므로 식사는 거르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연속적인 음주로 손상된 간이 회복되는 시간이 부족할 수 있음으로 회식 일정을 조절하는 것도 필요하다.

    잘 쓰면 약이 되고, 못 쓰면 독이 되는 것이 술이다. 지나친 음주는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인간 관계도 해칠 수 있다. 한 해 마무리를 술로 인해 실수하기보다는 우리 몸의 간도 아낄 수 있고, 주변의 동료와 친구들도 아낄 수 있을 정도로 적당한 음주로 한 해의 마무리와 새해 건강관리의 첫걸음을 시작하길 바란다.

    이창민 (한양대 창원한마음병원 소화기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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