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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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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익숙한 일상과 다시 잇는 소통

김지영(창원 희연병원 언어재활사)

  • 기사입력 : 2021-11-01 08:0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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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연스럽던 일상이 당연하지 않게 된다면 어떨까. 뇌병변 장애란 뇌출혈, 뇌경색 등을 포함한 뇌졸중과 외부 충격에 의한 외상성 뇌손상, 파킨슨, 알츠하이머 치매 등 뇌 건강에 문제가 생기거나 기질적인 병변에 의하여 발생하는 장애를 말한다. 이러한 뇌신경 손상은 운동장애, 인지장애, 삼킴장애, 언어장애 등을 동반하며 뇌출혈, 뇌경색 등은 재발 위험성이 높기 때문에 후유증을 관리하고 재발 예방과 회복을 위해서 재활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뇌질환이 발생했을 시, 언어와 연관된 뇌 부위가 손상될 경우 언어장애가 발생하는데 대표적으로 실어증과 마비말장애가 있다. 실어증은 말을 이해하거나,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겪는 장애로 이해하는 능력은 좋으나 구어 산출을 담당하는 운동영역 손상으로 말로 표현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는 브로카 실어증과 이해능력이 낮고 유창하게 말하는 듯 보이나 이해하기 어려운 말들을 늘어놓는 베르니케 실어증, 이해와 표현 모두에 어려움이 있는 전반실어증 등이 있다.

    브로카 실어증 환자는 언어 구사가 어눌하기는 해도 핵심적인 단어들을 이해하고 말하는 반면에, 베르니케 환자와 전반 실어증 환자는 명사와 동사를 잘 사용하지 못하기 때문에 소통에 어려움이 크다. 뇌는 손상을 입게 되면 신경세포가 손상돼 기능이 저하되거나 상실되는데 우리 뇌는 변화에 적응하고 잃어버린 기능을 새롭게 학습한다. 꾸준히 말하는 반복학습을 진행하면 운동 신경 회로가 강화되고 새로운 언어에 반응하는 청각회로가 발달하는 방식으로 실어증 환자가 재활치료를 받으며 언어를 다시 익힐 때에도 적용된다.

    마비말장애는 말을 하기 위한 구조들(입술, 혀, 턱 등)에 근육 마비나 약화로 인해 소리 내어 발음하는데 문제가 나타나는 장애로 발병 전과 같이 정확한 발음을 산출할 수 있도록 발음치료를 제공하는데 U_TAP 우리말 조음음운검사와 SMST 조음기관 구조기능 선별검사를 통해 어떤 자음과 모음에서 잘못된 발음문제를 보이는지, 성인평균과 비교해 발음이 얼마나 정확한지, 발음에 영향을 미치는 조음기관의 구조, 기능은 어떠한지 분석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언어재활치료의 대상은 ‘아’ 발성도 나오지 않는 중증의 환자부터 비교적 간단한 대화는 가능하지만 단어가 잘 생각나지 않는 경증 환자까지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에 필자가 근무 중인 병원에서는 재활의학과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상담을 진행한 후, 공식적인 언어검사를 통해서 현재의 언어문제의 유형과 중증도를 파악하고 개인별 맞춤 치료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언어치료는 의사소통 기능을 회복시킴과 동시에 환자뿐 아니라 가족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꼭 필요한 과정으로써 나이, 손상정도, 발병기간에 따라 효과는 달라질 수 있지만 발병 초기 6개월 동안 손상된 뇌는 변화에 적응하고 잃어버린 기능을 새롭게 학습하기 때문에 빠른 시기에 언어치료를 적극적으로 시행한다면 의사소통 능력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어느 날 갑자기’ 찾아온 뇌질환, 언어재활의 결정적 순간을 잡아야 한다.

    김지영(창원 희연병원 언어재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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