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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청위병- 허만복(전 경남교육삼락회장)

  • 기사입력 : 2021-10-17 19:3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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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치는 여·야가 있어야 국가 정책에 대한 올바른 비판과 반론을 제기하고, 감시자 역할을 해야 국가의 발전이 있다. 어느 시대 어느 정부든 견제 세력이 있기 마련이고, 하물며 부부간에도 여·야가 있다는 농담도 있다. 그런데 문제는 현 정부 들어 보이지 않는 반대를 위한 반대 세력이 너무 많아졌다. 지금 우리 사회는 보이지 않는 세력들 때문에 올곧고 비판적인 지식인들의 언론 표현 자유를 헐뜯고, 민주적 언로를 농간하려는데 문제가 있다. 그들의 정체는 알 듯 보일듯하면서도 베일에 싸여 잘 드러나지 않는 데다 어떤 면에서는 알면서도 모른체 하고 있다. 자기들 입맛에 맞지 않으면, 이른바 철벽같은 세력 수십만 명이 벌떼같이 SNS나 이메일 등 갖가지 매체를 이용하여 조직적인 융단 폭격으로 꼼짝달싹도 못 하게 만들고 있다.

    요즘같이 살기 좋은 세상에 문명의 이기를 이용하여 상대방을 격려와 칭찬을 못 할지언정 올곧고 바른말하고, 자기들의 의견에 반대한다고 지식인들을 싸잡아 매장시키는 세상이 정말 걱정스럽고 무섭다.

    60년대 중국의 모택동이 주도한 문화 대혁명은 15년 동안 중국 천지를 언론의 탄압 그리고 파괴와 불법, 무정부 상태의 쑥대밭이 된 광란의 시대라고 표현한다. 모택동은 군인과 학생들을 이용하여 일명 ‘홍위병’을 조직하여, 모든 수구 세력과 문화를 부정하고, 하물며 지식인들이 보는 책까지 불사르고 학자들을 처벌하고 언론을 공격하였으며, 기존 세력들의 권위와 질서도 모두 파괴하였다.

    문화 대혁명 이후 60년이 지난 요즘 중국 공산당은 당·국가·인민들에게 건국 이래 가장 심한 좌절과 손실을 가져온 것은 모택동의 ‘극단적 오류’라고 평가를 하고 있다. 모택동이 주도한 명목은 문화 혁명이었지만 중국사회에 가장 악영향을 가져다주었고, 오히려 퇴보한 시대였다고 평가하는 학자들도 많다.

    근래 우리나라에서도 정부나 특정 정당을 비판하거나 반론을 제기한 사람 혹은, 자기들의 주장과 맞서는 논쟁을 하는 사람들에게는 벌떼같이 달려들어 물고 늘어진다니 이것이야말로 정말 언론 매체를 이용한 집단 테러와 다를 바 없다. 한낱의 가십이지만 이런 세력들을 ‘수구 세력의 첩’이라는 사람도 있는가 하면, 홍위병이 아닌 청와대를 위한다고 일명 ‘청위병’이라고 부르는 사람도 있다.

    익명과 단체의 힘을 빌려 갖가지 언론 매체를 이용한 집단 테러는 아주 유치하고 졸렬한 방법이다. 민주국가에서는 언론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야 하는데, 이렇지 못한다면 민주주의를 할 자격이 없다는 비판을 넘어, 가혹한 말로 중국의 문화혁명 때와 같이 흡사한 상황이나 별반 다름이 없다고 우려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러다가는 보이지 않는 세력들 일명 ‘청위병’ 때문에 어렵게 쟁취한 민주와 자유가 사그라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이젠 우리도 G7 경제대국의 선진 국민으로서 옹졸하게 베일에 싸여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보다 정정당당하고 떳떳하게 자기의 주장을 펼치는 선진 국민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허만복(전 경남교육삼락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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