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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2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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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와 함께 보는 경남의 명소 (28) 창원 주남돌다리

등 굽은 돌다리 안쓰러워 햇살도 맨발로 내려앉고

  • 기사입력 : 2021-10-12 21:4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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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에는 두들겨보지 않고도 건널 수 있는 돌다리가 있다


    철새들의 도래지 주남저수지 탐방로를 따라

    무점 코스모스 둑길을 따라 끝자락에 닿으면

    거기 천수를 바라보는 다리 하나가 있다


    살도 피도 근육도 없이 뼈대만 남은 채

    시린 관절을 단 한 번도 접지 않고

    웅크리고 있어 척추가 굽고 굳은 돌다리


    고니 왜가리 재두루미 공중으로 건너다니는 새다리

    구부린 등이 안쓰러워 햇살도 맨발로 내려앉고

    바람도 수양버들 가지에 엉덩이를 털고 건너간다


    사람들은 다리를 건너가고 건너온다지만

    다리는 일일이 사람들을 업어 날라서

    등이 닳고 더러는 땀으로 끈적인다


    누군가를 업기 위해 구부린 등은

    포근하고 단단하고 정감이 있어

    단단히 붙잡지 않아도 편하게 업힐 수 있다


    다리에 업혀 본 사람들은 안다

    세상에는 두들겨보지 않고도 건널 수 있는

    튼튼하고 아름다운 돌다리가 있다는 걸


    ☞창원 주남돌다리(昌原 注南돌다리)는 동읍과 대산면의 경계를 이루는 주천강에 놓인 돌다리인데 새다리라고도 불리며 창원시 의창구 대산면 가술리에 있다. 1996년 3월 11일 경상남도의 문화재자료 제225호로 지정된 이 돌다리는 누가 언제 어떻게 놓았는지 모르지만 800여년 전 주천강 앙편 주민들이 인근 정병산 봉우리에서 길이 4m가 넘는 자웅석(雌雄石)을 옮겨와 다리를 놓았다는 전설이 전해지고 있다. 1969년 집중호우로 대부분이 붕괴되어 강 중간의 교면석과 양쪽 교각석만 남았다가, 1996년 창원시에서 역사 교육장으로 활용키 위해 복원 건립했다. 다리 입구에는 머리를 늘어뜨린 수양버들 두 그루가 시녀처럼 서 있고 다리 밑으로는 노랑어리연이 서식하며 참붕어가 뛰어오르는 모습도 보여 물고기가 많은지 다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낚시를 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주남저수지 탐조대 길을 따라 끝까지 가거나 동읍 무점 코스모스 둑길을 따라 끝까지 가면 만날 수 있는 돌다리(판석교) 그 구부린 등이 아름답고 정감이 있어 사람들은 설사 다른 다리가 있더라도 그 다리를 건너게 된다.

    시·글= 김시탁 시인, 사진= 김관수 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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