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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26일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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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ON- 트렌드] 빈티지 패션(Vintage Fashion)

환경을 생각하고 스타일을 더하다… 패스트시대, 슬로우패션

  • 기사입력 : 2021-10-01 08: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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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티지’는 와인을 만든 해를 일컫는데서 온 말이다. 언제 수확해서 만들어졌냐에 따라 맛과 품질, 가격까지 달라지므로 빈티지는 와인의 숙성도를 예측하는 중요한 요소였다. 이 ‘빈티지’라는 용어는 대개 ‘오래되었지만 가치 있는 것’이라는 의미를 가진다. 과거에 환호하는 레트로(복고) 열풍으로 말미암아 LP음반이나 필름카메라가 인기를 얻은 것처럼 문화 전반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환경보전 의식이 뚜렷해지는 때, 새로운 물자를 소비하지 않는다는 의미에서 빈티지 소비가 친환경적이라는 점도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이유가 되고 있다. 또한 지역기반형 중고거래 플랫폼인 당근마켓의 등장으로 중고거래가 활발해짐에 따라 중고물품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변화한 것도 빈티지 시장이 늘어난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입고 버리는 시대가 점점 저물어간다.

    ‘오래됐지만 가치 있는 것’
    빈티지의 의미에
    ‘새로운 물자 소비 않는다’
    친환경적 의미 더해
    빈티지 의류 인기몰이

    8090부터 2000년대까지
    경험하지 못한 유행 입고
    품질 좋고 특별한 디자인
    희소성·경제성에 매력

    당근마켓 등 지역 기반
    중고의류 거래시장 활성화
    손쉽게 플랫폼 활용 가능
    빈티지 시장규모 확대

    창원시 성산구 빈티지숍 ‘리틀버드빈티지’. /리틀버드빈티지/
    창원시 성산구 빈티지숍 ‘리틀버드빈티지’. /리틀버드빈티지/

    ◆경험하지 못했던 유행을 입다

    빈티지는 경험하지 못했던 시대의 유행을 스스로가 재현해볼 수 있다. 2019년부터 레트로를 새롭게 재해석했다는 뜻에서 뉴트로(New+Retro)가 유행하며 과거룩의 온전한 재현이 아닌, 현재의 감성을 가미한 8090세대 스타일이 인기를 끌었다. 올해는 2000년대까지 당겨졌다. 패션트렌드를 주도하는 Z세대가 자신들이 경험하지 못한 2000년대 패션에 흥미를 느끼면서다. 미니백과 크롭티셔츠, 트레이닝팬츠까지 다시 소환돼 길거리를 점령하고 있다. 주류 패션의 흐름이 이미 빈티지 스타일로 넘어왔으니, 빈티지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최신 유행에 올라타는 일이 됐다. 꼭 유행을 좇지 않더라도, 빈티지 제품 자체의 희소성과 경제성에 매력을 느끼는 이들도 많다. 지금 생산되지 않는 스타일의 옷들까지 무궁무진하다보니 찾아내는 재미가 있다는 것.

    빈티지 의류를 즐겨입는 장건율(30)씨는 2010년 대학을 입학한 후 부산 남포동 구제시장에서 빈티지 세계에 빠져들었다고 했다. 그는 “취향에 꼭 맞는 빈티지 의류를 찾았을 때 즐거움이 매력적인데, 사이즈가 맞지 않을 때 포기해야 하는 슬픔을 느낄 때가 더 많다는 게 단점이랄 수 있다”며 “옛 사진이나 잡지에서 정보를 얻고 창원 명서동 구제숍이나 부림시장 지하상가의 상점들에서 주로 산다”고 말했다.

    창원시 성산구 빈티지숍 ‘리틀버드빈티지’. /리틀버드빈티지/
    창원시 성산구 빈티지숍 ‘리틀버드빈티지’. /리틀버드빈티지/

    ◆환경에도 도움되는 빈티지

    지난 7월 방영된 KBS환경스페셜 ‘옷을 위한 지구는 없다’에서 소가 산더미처럼 쌓인 옷을 밟고 지나다니며 아무렇지 않게 옷을 질겅질겅 씹는 장면은 큰 반향을 낳았다. 의류 폐기물이 얼마나 많이 발생하고, 어떻게 직접적으로 생태계에 영향을 미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다. 이 다큐멘터리에 따르면 지구에서 한 해 만들어지는 옷은 1000억벌에 이르며, 1/3가량인 330억벌이 같은 해에 버려진다. 폐플라스틱으로 옷을 새롭게 지어입는 것도 친환경의 한 방안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새롭게 만들어진 옷을 사지 않고 이미 만든 옷을 소비하는 것 또한 근본적인 친환경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옷을 만들기 위해 원료를 채취하고, 염색·코팅 등 가공하며 배송하는 등 제조유통의 많은 과정에서 환경오염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발생으로 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자신의 스타일과 신념에 맞는 빈티지 의류를 소비하는 행위 또한 촉진되고 있다. 이런 연유들로 빈티지 중고의류 거래 시장은 앞으로도 더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창원 빈티지의류숍 주드박물관 운영자는 “예전보다 젊은 층의 문의도 많이 오는 편이다”며 “환경에도 도움되는 빈티지인 만큼 의류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창원시 성산구 빈티지숍 ‘주드박물관’.
    창원시 성산구 빈티지숍 ‘주드박물관’.

    ◆다양한 플랫폼의 등장

    ‘당근하다’는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지역기반 중고거래 앱 당근마켓이 불러온 변화가 컸다. 당근마켓의 월간 사용자수는 1500만명을 돌파하는 등 사람들은 일상적으로 중고거래에 뛰어들었고, 중고거래에 대한 인식 또한 향상됐다. 이후에는 프리미엄·하이엔드 세컨핸드 의류 거래 플랫폼 ‘후르츠패밀리’와 빈티지, 세컨핸드 의류, 핸드메이드 소품 등 의류 거래 플랫폼 ‘브이룩’ 등 의류 전문 리세일 앱으로 전문화되고 있는 양상을 띤다.

    빈티지 의류는 저가에서부터 소위 에루샤(에르메스, 루이비통, 샤넬)로 일컬어지는 고가 명품에 이르기까지 그 범위도 폭넓다. 지난 8월 31일 갤러리아 백화점 팝업스토어를 마무리한 하이엔드 세컨핸드 판매사이트 어플릭시는 16일 동안 1억원에 가까운 매출을 기록했다. 인스타그램과 네이버스마트스토어 또는 자체 웹사이트를 연계해 빈티지 의류를 소개·판매하는 곳들도 늘어나는 등 여러 플랫폼을 손쉽게 활용할 수 있게 되면서 빈티지 시장 규모가 확대됐다.

    창원시 성산구 빈티지숍 ‘주드박물관’.
    창원시 성산구 빈티지숍 ‘주드박물관’.

    ◆희소한 나만의 옷

    무엇보다 품질 좋은 옷, 특별한 디자인의 옷을 발견해 입는다는 기쁨이 빈티지의 가장 큰 매력이라고 입모아 말한다. 패스트패션 시대, 저렴한 옷을 사고 입고 버리는 일이 잦으면서 품질이 좋은 옷을 적정가격에 찾기가 어려워졌지만 과거의 빈티지 의류에선 좋은 품질의 옷을 저렴하게 사는 것이 가능해 ‘슬로우패션’을 즐길 수 있다. 창원 사파동에서 지난 2018년부터 운영되고 있는 ‘little bird vintage(리틀버드빈티지)’는 일본에서 들여온 빈티지 의류들을 판매하고 있다.

    리틀버드빈티지 운영자는 “제 옷장의 80% 이상이 빈티지로 패스트 패션의 유행 전에 좋은 소재를 써서 신체에 맞게 디자인 한 곰곰하게 만들어진 옷들이 많아서 옷에 대한 애정과 낭만이 느껴지고 한 벌 한 벌 다 다른 존재감을 가지고 있는데, 이런 귀한 옷들을 너무나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것이 매력이다”며 “시대도, 생산지도 다양해서 같은 옷을 찾기가 어렵고 다른 사람과 겹치지 않은 특별한 한 벌을 입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고 말했다.

    창원시 성산구 용호동에 있는 빈티지의류숍 주드박물관. /이슬기 기자/
    창원시 성산구 용호동에 있는 빈티지의류숍 주드박물관. /이슬기 기자/
    창원시 성산구 용호동에 있는 빈티지의류숍 주드박물관. /이슬기 기자/
    창원시 성산구 용호동에 있는 빈티지의류숍 주드박물관. /이슬기 기자/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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