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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자식 논란- 이현근(창원자치부 부장)

  • 기사입력 : 2021-09-28 20:1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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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유명 정치인들의 자식 문제가 끊임없이 도마에 오르고 있다. 유명세와 구설을 달고 살아야 하는 정치인들에게는 어쩌면 숙명 같은 일이지만 공개되고 싶지 않은 자식이나 가족에 대한 얘기는 가혹하기도 하고 참 견디기 힘들듯하다.

    곽상도 국회의원의 아들은 세간에 시끄러운 화천대유와 관련해 이 직장에서 6년간 근무하고 50억원의 퇴직금을 받았다고 해서 화제의 중심에 섰다. 평범한 직장인들에게는 좀처럼 이해하기 힘든 액수이기에 더 관심을 끌고 있다.

    장제원 의원은 아들인 래퍼 노엘 씨가 무면허 운전을 하다가 음주 측정을 요구한 경찰관을 폭행한 혐의로 입건되면서 “자식을 잘못 키운 아비의 죄를 깊이 반성한다”며 윤석열 전 검찰총장 캠프 종합상황실장직에서 사퇴했다.

    화천대유에서 일했던 박영수 전 국정농단 특별검사의 딸도 이 회사에서 분양한 아파트를 싸게 분양받아 역시 구설수에 올랐다.

    수년간 한국 사회를 뒤흔들고 있는 일명 ‘조국사태’도 있다. 조 전 법무부 장관의 아들과 딸에 대한 대학과 대학원 진학, 장학금 지급, 사문서 위조를 둘러싼 ‘아빠, 엄마 찬스’ 특혜 논란 속에 수년째 재판이 진행되고 있다. 추미애 전 장관도 아들의 병가 연장을 놓고 특혜 논란이 일었다.

    역대 대통령들도 예외는 아니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차남 현철 씨의 국정개입 문제로 대국민 사과를 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도 3남 김홍걸 씨가 최규선 게이트로 구속되고, 차남 홍업 씨가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 및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자 역시 대국민 사과 성명을 발표했다.

    이외에도 이름만 대면 아는 수많은 유명 정치인들의 자식들 가운데는 마약투약·소지, 성추행, 병역 비리 등 각종 범죄에도 휩쓸리기도 했다.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잘나가는 집’ 자식 가운데 꼭 사고를 치는 골칫덩어리가 많은 것을 보면 연구 대상이다.

    사실 자식 문제로 애를 태워보지 않은 부모는 없다. 가정을 이루고 자식을 키우다 보면 성장과정에서 어떤 이유에서건 부딪히기 마련이다.

    단지 유명 정치인들의 자식 문제가 확대되는 것은 사회적인 모범을 보여야 할 지도층 인사이기 때문에 자식의 문제가 다소 가혹할지라도 세간에 오르내릴 뿐이다.

    세상에서 마음대로 안 되는 것 중 하나가 자식 문제라기도 하고, ‘자식은 전생에 빚쟁이였다’는 말도 있다. 혹은 ‘애물단지’라고도 한다. 자식은 태어나서 자립하기 전까지 부모의 보살핌이 필요하지만 부모의 소유물이 아니다. 혈연으로 엮인 부모 자식 간이지만 오롯이 자신의 생각을 지닌 독립된 객체인 자식을 떡 주무르듯 인생을 마음대로 조정할 수는 없다. 적정한 시기에 독립하고 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러나 구설에 오르는 정치인들이 생각하는 자식 문제는 좀 다른 듯하다. 자식들이 독립할 나이가 지났는데도 스스로 진로를 개척하게 두기보다는 여전히 부모의 배경으로 자식들에게 특권을 손에 쥐어주려 한다.

    자식을 키우는 부모 입장에서 자기 자식 잘 되는 게 바람인데 이해하지 못할 바는 아니지만 영원히 보살펴 줄 수는 없다. 자신의 노력으로 이룬 세상이 아니면 무너지기도 쉽기 때문이다.

    자식은 부모를 보고 자란다. 그래서 부모는 자식의 거울이다. 자식들에게 어떤 거울이 되고 싶나.

    이현근(창원자치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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