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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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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고령환자 부담 덜어주는 척추수술법 ‘ExTLIF’

이원철(창원제일종합병원 신경외과 3과 과장)

  • 기사입력 : 2021-09-27 08: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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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원철 (창원제일종합병원 제3신경과 과장)

    지난해 6월 본원을 방문했던 70대 박모씨는 척추관협착증으로 인한 요통과 움직이면 양 하지 통증이 극심하고 30m 정도 걸으면 다리가 찌릿하면서 저리고 다리 힘이 떨어진다고 호소했다. 이에 내시경하 신경관 확장술을 권유했지만 환자는 타 병원에서 신경차단술을 수회 실시하고, 약을 복용했으나 증상은 더 심해져 지팡이 없이 걷기 힘든 상태로 본원을 다시 찾았다. 약 1년이 경과하며 양 엉치 뒤에서 종아리 뒤까지 극심한 통증과 발목의 힘 떨어짐이 진행된 상태이었다. 감각 저하도 심하게 진행돼 슬리퍼를 신었는지 느낌이 없을 때가 자주 있고 지팡이를 의지해 10m 정도 걸으면 쉬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MRI 검사 결과 디스크의 높이가 현격히 낮아지고 척추관의 협착 진행 정도가 심각해 내시경하 신경관 확장술로는 치료 불가능한 상태라 내시경적 극외측 신경공 경유 요추 추체간유합술(ExTLIF)을 하게 됐다.

    이 환자에게 적용한 내시경적 극외측 신경공 경유 요추 추체간유합술(ExTLIF)은 2020년 3월 세계 최초, 국내에서 실시한 척추유합술의 방법이다. 현재 국내 대부분의 척추 수술법, 특히 척추 내시경 분야는 모든 면에서 이끌어 가고 있고, 국내 최초는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갖게 됐다.

    기존에 널리 통용돼 오던 나사못 고정술은 광범위한 절개를 해 신경을 압박하는 디스크를 제거하고, 인조디스크 역할을 하는 케이지라는 기구를 척추체 사이에 삽입해 신경공의 높이를 유지해주는 치료법이다. 시간이 경과하면서 디스크 주변 척추가 인조디스크와 유합된다. 좌·우측 중 증상이 심한 쪽을 통해 한쪽으로 수술이 진행되다 보니 디스크의 면적에 비해 케이지의 크기가 상대적으로 작고, 척추체 유합률이 저조하며, 케이지와 닿아 있는 척추체의 미란 발생으로 케이지가 유지되지 않고 내려앉는 일이 적지 않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려면 유합률을 높이는 목적으로 골 이식의 접촉면을 넓혀, 케이지가 내려앉는 침강을 줄이기 위해 단면적이 큰 케이지를 사용해야 한다. 이를 위해 복부를 통한 전방 경유 요추 추체간 유합술(ALIF, OLIF)이 시도됐다. 하지만 이 수술들은 척추 후방의 협착증 등은 간접적으로만 감압하는 한계점이 있어 척추관의 후방에 있는 문제를 직접 제거하기 위해서는 후방을 통한 나사못고정술이 추가적으로 요구됐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양방향 척추 내시경’을 이용해 감압수술을 하고 큰 케이지를 넣는 ExTLIF 수술이 지난 2020년 3월 시도됐다. 이는 세계 최초로, 이제는 국내외적으로 척추유합술의 트렌드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하지만 ‘단일공 척추 내시경’을 이용해서 큰 케이지를 삽입하는 내시경적 극외측 신경공 경유 요추 추체간 유합술(ExTLIF)은 그 기술적 한계로 인해 국내에서 시도하는 의사가 없었다. 2021년 2월에 창원제일종합병원 신경외과에서 단일공 척추내시경을 이용해 내시경적 극외측 신경공 경유 요추 추체간유합술(ExTLIF)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 이후, 다양한 사례를 통해 지속적인 발전을 거듭하며, 척추 유합률을 높이고, 케이지 침강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기존의 광범위한 절개 수술과 달리 부분마취 하에 최소절개로 진행하므로 출혈이 적어 마취와 수혈 등의 부작용에 관한 부담이 적다. 수술 다음날부터 활동이 가능하며, 입원 기간이 짧고 회복이 빨라 사회생활의 지장이 적다. 특히 퇴행성이 심한 고령의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어 합병증의 걱정으로부터 환자의 부담을 덜어주는 치료법이다.

    이원철(창원제일종합병원 신경외과 3과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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