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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9월 20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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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전세 보증금 미반환 ‘나쁜 임대인’ 명단 공개하라

  • 기사입력 : 2021-09-14 20:3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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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남에서 집주인이 주택 전세보증금을 세입자에게 되돌려주지 않은 규모가 전국 다섯 번째라고 한다. 국회 국토교통위 소속 소병훈 의원은 주택도시 보증 공사(HUG)에 신고된 미 반환 사고 세부내역을 분석한 결과, 지난 8월 31일 기준 세입자의 전세보증금을 2건 이상 돌려주지 않은 임대인이 425명에 이르고, 이들이 되돌려주지 않은 보증금이 5793억4910만원에 달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경남의 사례도 결코 적지 않게 포함돼 있다. 2건 이상 미 반환 사고를 낸 임대인은 17명, 반환하지 않은 건수가 71건에 이른다. 세입자가 전세 만료 후 되돌려 받지 못한 금액이 101억1900만원에 달한다니 당사자가 얼마나 큰 고통을 겪었을지 짐작된다. 미반환 건수가 10건이나 되는 임대인의 사례도 있다니 기가 찬다.

    주택 전세 제도는 신뢰를 생명으로 하는 주택 임대차 거래의 한 방식이다. 한국전쟁 이후 경제 고도 성장기와 맞물려 도시로 몰려온 수많은 무주택자들이 그나마 편리하게 이용한 제도다. 매월 일정액의 임차료를 부담하기 어려운 세입자들이 어렵사리 목돈을 마련해 임대인에게 제공하고, 임대인은 이를 활용해 재테크를 하는 일종의 윈윈(win win) 계약이다. 잘 알다시피 여기에는 하나의 철칙이 있다. 계약 만료 시 보증금은 되돌려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앞서 HUG가 밝힌 전세보증금 미반환 사례는 이런 철칙을 무시한 것이고, 상거래의 기본인 신뢰를 깨뜨린 것이다. 거의 전 재산을 전세보증금으로 맡겨둔 세입자로서는 그야말로 청천벽력 같은 충격을 받을 일이다.

    소 의원은 이들을 ‘나쁜 임대인’이라 칭했다. 이런 사례가 최근 가파르게 늘고 있는 것은 감안해 이들 나쁜 임대인들의 명단과 해당 물건 등을 세세하게 공개할 수 있도록 하는 ‘민간임대주택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도 발의했다. 그런 발의안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비록 사인(私人) 간의 거래라고 하더라도 불특정 다수가 똑같은 피해를 볼 소지가 있는 것인 만큼 이들의 명단과 해당 물건을 전면 공개해 또 다른 피해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은 신의성실을 원칙으로 하는 계약의 신뢰를 높이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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