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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5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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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승리자- 강희정(편집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21-08-23 20:4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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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희정(편집부 차장대우)

    가지런한 이를 드러내며 연신 환하게 웃는다.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이제부터 시작이에요”라고 말하고, 세리머니도 적극적으로 한다. 몸을 풀다 음악에 맞춰 춤을 추고 관중석에 박수를 유도하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성공하면 “와아~ 상혁아 잘했어”라고 외치고 실패하면 “괜찮아”를 큰 소리로 외친다. 마지막 경기 후엔 거수경례를 하며 ‘군인 우상혁’으로서의 멋진 모습을 보인다.

    ▼어릴 적 기억에 남는 첫 올림픽은 88서울올림픽이다. 개막식의 굴렁쇠 소년부터 양궁 김수녕 선수와 탁구 현정화 선수의 금메달 따던 모습은 아직도 선명하다. 이후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딴 종목, 선수만 간간이 기억난다. 아깝게 금메달을 따지 못할 땐 아쉬움을 금할 수 없었다. 하지만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는 금메달보다 기억에 남는 선수가 있다. 바로 올림픽의 진정한 승리자, 높이뛰기 우상혁 선수다.

    ▼한국 신기록을 25년 만에 갈아치운 우상혁 선수는 한국 역대 올림픽 육상 트랙·필드 사상 최고 성적인 4위를 기록했다. 비록 시상대에 오르지 못했지만 그는 “지금 너무 행복하다”고 말한다. 스스로를 끊임없이 독려하며 최선을 다해 뛰고 진심으로 즐기는 모습은 ‘메달 지상주의’ 우리나라에 무한 긍정에너지와 뭉클한 감동을 선사했다. 노력의 결과를 얻었기에, 원하는 자신감을 얻었기에, 마음껏 즐거워하며 행복해하는 모습은 메달로 결정되는 것이 아님을 보여주었다.

    ▼오늘 밤 개막식을 시작으로 내달 5일까지 도쿄 패럴림픽이 시작된다. 우리나라는 역대 최대 규모인 86명의 선수들이 패럴림픽의 독자적인 종목인 보치아부터 수영, 탁구 등 14개 종목에 참가한다. 힘든 조건과 상황 속에서도 불굴의 의지로 도전하는 그들은 이미 승리자다. 그들의 꿈과 목표를 향한 열정과 진심도 고스란히 우리에게 전해질 것이다. 가슴 찌릿한 감동의 여정이 기대되는 이유다.

    강희정(편집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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