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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18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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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행취재] 폭염을 뚫는 사람들 (4·끝) 119안전센터 소방대원

무겁고 답답한 장비 착용에 온몸 ‘땀범벅’
화재 아닌 생활 관련 출동에
착용 장비 무게만 10㎏ 이상

  • 기사입력 : 2021-08-18 21: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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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름철엔 출동을 나가기 전부터 이미 덥죠. 특히 코로나19 발병 이후엔 매 출동마다 보호복·방화복을 더 껴입어야 해 방재활동에도 지장을 받곤 합니다.”

    18일 오후 2시 창원 신월동의 신월119안전센터. 절기상 가을에 접어든 덕분인지 한창 기승이던 폭염은 한풀 꺾였지만, 센터 앞에서 방화복과 보호장구를 갖춰입고 화재 진압 훈련을 하는 소방관들의 얼굴엔 굵은 땀방울이 맺혀 있었다.

    소방관들이 소방차가 접근하기 힘든 좁은 골목길이나, 불법 주정차 차량들로 진입이 힘들 때를 대비한 소방호스 연장 등의 훈련에 매진하던 오후 2시 26분께, 건물 스피커를 통해 벌집제거 출동을 알리는 상황실의 지령이 흘러나왔다.

    화재나 구급 등 비상상황이 아닌 생활안전 관련 출동이지만, 소방관들은 1~2분만에 약 10㎏의 방화복과 방화헬멧까지 모두 착용하고 소방차에 올라탔다.

    동행취재 첫 신고지는 봉림동 한 아파트단지 내에 있는 어린이집. 현장에 도착해 보니 어린이집 간판에 벌집 3개가 매달려 있었다. 현장에서 하얀색 말벌 보호복을 껴입은 소방관이 벌집 제거를 시작했다.

    18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한 아파트 단지 어린이집에서 창원소방서 한 소방대원이 보호복을 입은 채 간판 위에 있는 벌집을 제거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18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한 아파트 단지 어린이집에서 창원소방서 한 소방대원이 보호복을 입은 채 간판 위에 있는 벌집을 제거하고 있다./성승건 기자/

    사다리를 이용해 벌집에 접근한 뒤 약물과 장비를 이용해 제거하는 식으로 작업이 진행됐다. 2개의 벌집은 사다리로 접근이 가능했지만, 세 번째 벌집은 화단의 나무 등으로 인해 사다리를 통한 접근이 어려워 이를 제거하기 위해 간판에 매달려 곡예를 연상케 하는 작업이 이뤄지기도 했다.

    함께 출동해 방화복 상의와 헬멧·장갑을 착용하고 있던 기자가 장비를 탈의하자, 불과 15분 사이에 온몸에서 땀이 배어나왔다.

    무겁고 답답한 장비를 벗자마자 다시 벌집제거 출동 신고가 들어와 상남동의 한 아파트 단지로 향했고, 이후로도 신월동과 반지동의 벌집까지 제거하는 등 두 시간이 지나서야 센터로 복귀할 수 있었다.

    내리쬐는 햇볕에, 또 온몸을 옥죄는 무거운 장비에 지칠 법도 하지만, 어느 출동 하나 소홀할 수 없다. 이들의 모든 출동이 시민의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신종찬 신월119안전센터 팀장은 “최근에는 비가 내리고 흐린 날이 많아 상황이 좀 낫지만, 평소에는 단순 벌집제거 출동 한번에도 녹초가 되는 경우가 많다”면서 “특히 화재 출동을 나가면 무겁고 바람이 통하지 않는 장비 탓에 더위로 지치고 힘든 것이 사실”이라고 전했다.

    입추(立秋)를 지나면서 이날은 체감온도조차 30℃가 되지 않아 더위의 기세도 누그러졌지만, 건조해지는 가을·겨울이면 화재가 빈발하고 작은 불씨도 큰불로 번지기 쉬워 화재와 씨름하는 소방관들의 땀은 마를 틈이 없다.

    최근 4년간 전국에서 17명의 소방관이 열사병과 탈진 등 온열질환으로 이송되는 등 폭염과의 힘겨운 싸움에도 화재 현장 등에서 이들이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회복지원차량은 전국을 통틀어 6대에 불과하다. 또한 지역 소방서에서 운용하는 차량은 제대로 된 장치를 갖추지 못하는 등 더위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창원소방본부 관계자는 “화재 현장에서, 특히 여름철에 더위로 고생하는 소방관들이 많다”면서 “이들을 위한 회복시설이나 장비가 확충된다면 보다 원활한 방재활동이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한얼 기자 leehe@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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