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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워케이션- 김호철(사천남해하동본부장)

  • 기사입력 : 2021-08-10 20:4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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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이전에 동남아 쪽 섬으로 휴가를 가면 늘 부러운 게 있었다. 한낮에 젊은 외국인 휴가객들이 ‘비치 선베드’에 누워 책을 읽는 모습이었다. 우리나라 국민들의 여름휴가는 대체로 4~5일 정도밖에 되지 않아 재밌는 여러 체험하기도 빠듯할 정도로 바쁜 심정인데 그 아까운 시간에 해변에서 독서를 한다는 것은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면서도 그런 외국인들의 모습이 진정한 휴가가 아닌가 부러웠다.

    ▼외국인들의 휴가 일정을 보면 그럴 만했다. 짧게는 1개월 길게는 3개월까지 휴가를 받는 선진국 직장인이 많다. 우리도 그 섬에서 일주일을 지나고 나면 자연스레 책을 잡지 않을까 생각했다. 더군다나 한 달을 그곳에서 계속 지낸다면 지루할 정도로 여유를 부리지 않을까 상상이 들었다. 그러나 이틀은 비행기로 보내고, 사나흘만 바쁘게 놀아야 하는, 안 그래도 짧은 우리나라 여름휴가 체제에서는 꿈같은 이야기였다.

    ▼그런데 코로나19 이후 우리나라에도 꿈같은 ‘한 달 휴가’를 즐기는 직장인들이 늘어났다. 이번 여름 때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남해지역 숙박시설은 예약하기가 어려울 정도였는데 현지 주민들의 이야기로는 여름 성수기 영향도 있지만 그보다 한 달 동안 머무는 외지인들이 엄청 많아졌다. 코로나19 여파로 늘어난 재택근무 직장인들이 감염 위험을 피할 수 있는 ‘한 집에서 한 달 살이’를 선택하고 있다. 어찌 보면 코로나19가 꿈같은 휴가를 준 셈이다.

    ▼남해군의 ‘남해에서 한 달 살아보기’ 프로그램인 ‘3S(stay, story, safety) 보물섬 남해 살아보기’는 외지인들을 대상으로 올해 4월부터 7~8월까지 두 차례 진행됐다. 워낙 인기가 많아 오는 9월 3차 모집을 할 예정이다. 한 달 내내 휴가가 아니라도 재택근무의 보편화·장기화로 언택트 시대 일과 삶을 휴가처럼 누릴 수 있는 한 달 살이 ‘워케이션’은 이미 우리에게 파고들기 시작했다.

    김호철(사천남해하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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