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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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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시론] 잠시라도 휴가를 즐겨라- 이홍식(시인·수필가)

  • 기사입력 : 2021-08-08 20:30: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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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도 코로나19와 함께하는 여름 휴가 기간이 되고 있다. 잡힐 듯 잡히지 않던 코로나바이러스는 ‘이제는 괜찮겠지’라는 안일한 생각과 오해를 하고 자라 4차 대유행의 갈림길에 섰다. 하지만 코로나 사태에도 직장을 벗어난 휴식은 필요하다. 휴가는 현대인이 살아가는 생활의 활력소이자 재충전의 기회이기도 하다. 백신 접종률이 30%를 넘기면서 집단 면역 형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조금이나마 일상으로의 회복을 예상했다.

    하지만 급작스러운 델타 바이러스의 확산은 전반적인 사회 활동에 까지 빨간불을 보내고 있으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위축된 휴가 분위기는 어쩔 수 없이 감수해야 할 것이다. 질병관리본부에서도 코로나 시대의 휴가철에는 3밀(密) 시설에 가지 말고 3행(行), 3금(禁) 수칙을 지키도록 홍보하고 있다. 해수욕장이나 유원 시설 등 많은 사람이 이용하는 3밀(밀폐, 밀집, 밀접) 시설 이용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으며 실내 마스크 착용, 휴게음식점에서 최소 시간 머무르기, 사람 간 거리 2m 이상 유지하기를 3행의 실천으로 권하고 있다. 발열 호흡기 증상이 있으면 외출하지 않기, 유흥 시설 등 밀폐·밀집 장소나 여행지의 혼잡한 시간대를 피하고, 침 방울이 튀는 행위와 악수 포옹 등 신체 접촉을 금지해 달라고 당부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이동 인원이 제한되자 휴가철 여행 분위기도 변하고 있다. 모두가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게 되면서 가족과 함께 집 근처의 야외 활동을 선호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바깥 외출이 자제 되자 아파트 베란다에 간이 수영장을 만들기도 하고 휴일이 되면 집에 텐트를 치는 홈 캠핑 족도 늘어나는 추세다. 관심 받는 여행 방식인 캠핑은 코로나 이전과 비교했을 때 가장 활성화되고 있으며 국내 캠핑 인구도 800만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숙박 시설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자 이동이 자유로운 ‘차박’(차에서 머무르며 숙식을 해결하는 형태)도 강세를 보인다. 차박이 주목 받는 이유는 캠핑보다 훨씬 외부와 단절된 점과 독립된 공간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편안한 곳의 불안보다는 불편하더라도 안전을 선택하기 위해 접근성이 나빠도 원거리 청정 지역과 자연 친화적 휴게 공간을 이용하는 캠핑이나 차박 캠핑이 새로운 휴가철 풍속으로 자리매김하는 이유이다.

    ‘호텔스닷컴’이 실시한 우리나라의 밀레니엄 세대가 생각하는 여름 휴가 계획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이전에는 피서를 위한 여행이 주목적이었으나 코로나시대에는 경험 위주의 의미 있는 여행을 추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스트 코로나시대의 여행 목적은 사랑하는 사람들과 소중한 시간 보내기(56%), 집에서 경험할 수 없는 새롭고 재미있는 경험 하기(40%), 열심히 일한 나에게 주는 보상(39%) 등 더 의미 있는 여행을 하고자 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완벽한 여름 여행 일정에 관해서는 응답자의 55%가 ‘아름다운 장소에서 마음의 안정 찾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답했으며 맛집 탐방과 역사적, 문화적, 명소 방문이라고 응답한 사람도 많았다.

    휴가를 갔다 오면 할 일이 많지만 그래도 힘이 난다. 꼭 먼 곳이 아니어도 좋다. 가까운 곳, 자신이 좋아하는 곳에 마음이 맞는 사람들과 같이해도 좋고 그것이 여의치 않으면 혼자만의 여행이어도 괜찮다. 결론은 가능하면 잠시라도 휴가를 즐기라는 것이다. 연구에 따르면 휴가를 보내는 사람은 스트레스가 줄고 심장병 위험이 적으며 삶에 대한 더 나은 전망과 목표 달성에 더 많은 동기를 갖게 된다고 한다. 휴가는 당신이 상쾌함을 느끼고 돌아올 때 다가오는 모든 일을 처리할 준비를 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올여름 휴가는 여전히 코로나19의 위험성이 존재하지만 정해진 방역 수칙을 준수하면서 일상으로부터의 긴장과 압박감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잠시지만 자유를 찾아 떠나보기를 권한다.

    이홍식(시인·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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