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9일 (금)
전체메뉴

[촉석루] 코로나시대 여행의 기술- 김수경(창원문성대 문헌정보과 교수)

  • 기사입력 : 2021-08-05 20:08:18
  •   

  • 연일 폭염이 계속되는 여름의 한가운데, 8월에 들어섰다. 일상으로부터 탈출을 꿈꾸게 되는 휴가기간이기도 하다. 가장 확실한 일상탈출 방법은 낯선 곳으로의 공간이동, 여행을 떠나는 것이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초유의 팬데믹을 겪으며 온 인류는 몸도 마음도 자유롭지 않다. ‘코로나 블루’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나지 않았는가? 이제는 더 이상 ‘코로나’ 이전의 시대로 돌아갈 수는 없을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마음의 감기’처럼 코로나 블루가 일상을 따라다닐 것이다. 코로나 블루를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여러 방법이 있지만 가장 손쉽고 편리한 여행법 하나를 소개할까 한다.

    책을 읽을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쉽게 떠날 수 있는 여행이다. 그것은 바로 “책으로 떠나는 내면여행”이다. 학술용어로는 ‘독서치료(bibliotherapy)’라고도 한다. 한마디로 책읽기를 통한 치유라 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시학에서 문학의 치유효과에 대해 언급하였고, 고대 그리스 테베도서관 입구에는 “영혼을 치유하는 장소(healing place of soul)”라고 새겨져 있으며, 중세 스위스 세인트 골(St. Gall)의 대수도원도서관에도 “영혼을 위한 약상자(medicine for the soul)”라고 새겨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현대적 의미의 독서치료 서비스가 실시된 것은 세계 1, 2차대전을 거치면서 군인병원에서 비롯되었다. 이후 독서치료 서비스는 병원도서관과 공공도서관으로 확산되었고 교육기관 및 복지기관 등에서도 상담의 도구로도 사용되었다.

    근래 2001년 9·11 테러가 발생하였을 때도 미국의 도서관에서 아픔을 겪은 이들에게 적합한 책을 추천하는 서비스를 한 바 있다. 우리나라 도서관계에서도 2000년 이후 독서치료용 목록을 준비하고 독서치료 프로그램을 구성하여 ‘아픈 마음을 돌보는 책읽기’ 모임을 해왔다. 2021년 여름, 코로나19의 4차 대유행 상황에서 태양을 피하는 법, 코로나 블루를 떨쳐낼 가장 안전하며, 나도 몰랐던 내 마음을 찾아가는 여행법으로 인근 도서관에서 책과 함께 나에게 선물이듯, 집중할 수 있는 “내면여행”을 떠나보면 어떨까?

    김수경(창원문성대 문헌정보과 교수)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