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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도쿄올림픽- 주재옥(문화체육뉴미디어영상부 기자)

  • 기사입력 : 2021-08-04 20:2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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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재옥 경제부 기자

    아테네서 열린 첫 근대 올림픽(1896)은 여성 출전이 금지됐었다. 근대 올림픽 창시자 쿠베르탱은 “여성의 역할은 우승자에게 월계관을 걸어주는 일”이라고 했을 정도다. 금녀의 벽은 근대 올림픽 창설 116년 만인 2012년 런던올림픽 때 허물어졌다. 참여 국가 모두 여성 선수를 출전시킨 것이다. 여성들에게 스포츠는 ‘도전의 역사’였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도쿄올림픽은 여성 참여 비율이 역대 최고(48.5%)로, 대회 사상 첫 번째 ‘성평등 올림픽’이 될 것”이라고 공언했다. 도쿄올림픽은 성소수자 인권을 상징하는 무지개색 밴드 착용이 허용됐고, 여성 트랜스젠더 선수가 최초로 출전했다. IOC가 성소수자 인권을 신장하는 방향으로 올림픽 규칙을 고쳐온 결과다.

    ▼올림픽 경기가 남녀 참가자 비율이 비슷한 구도로 치러지면서, 여성 선수들도 바뀌고 있다. 독일 여자 기계체조 대표팀은 원피스 수영복 형태의 ‘레오타드’ 대신 전신을 덮는 ‘유니타드’ 유니폼을 입었다. 복장 관행을 깨는 행위는 단순히 성차별이나 성상품화를 거부하는 것만은 아니다. 엘리자베스 자이츠 선수는 “어떤 옷이 편한가의 문제”라면서 “모든 여성들이 무엇을 입을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양궁 최초로 올림픽 3관왕을 달성한 안산 선수가 페미니스트 논란에 휩싸였다. 일부 네티즌들은 짧은 머리와 여대 출신을 문제 삼으며, 인스타그램에 쓴 특정 표현을 지적했다. 대한양궁협회에는 ‘안산 선수를 보호해 주세요’라는 게시글이 쏟아졌다. SNS상에선 ‘안산 지킴이 릴레이’와 ‘여성 숏컷 캠페인’까지 등장했다. 외신도 “스타일을 공격하는 건 온라인 학대”라고 일침했다. 선수의 땀을 외면할 만큼, 외모에 규제를 가할 권리는 없다. 진정한 성평등 올림픽은 자유와 존중의 가치에서 비롯됨을 잊지 말아야 한다.

    주재옥(문화체육뉴미디어영상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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