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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7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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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스마트폰보다 밥- 정성화(남해군 정보전산팀장)

  • 기사입력 : 2021-07-20 20:4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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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침밥은 못 먹어도 핸드폰을 두고 출근한 날은 없다. 밥보다 스마트폰이다. 스마트폰이 없는 하루는 왠지 불안하다. 과학 문명이 고도로 발달해 편리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 그런데도 나의 머리는 영혼이 없고 일상은 팍팍하다.

    이 모든 것은 1973년 4월 3일 뉴욕 맨해튼 힐튼호텔 근처의 6번가 거리에서 벽돌만 한 크기의 전화기로 조엘과 첫 통화를 했던 핸드폰의 아버지 ‘마틴 쿠퍼(Martin Cooper)’ 발명가 때문이다. 심지어 스티브 잡스는 2007년 핸드폰에 터치스크린 기능을 탑재해 스마트폰 ‘좀비 공무원’으로 유인했다.

    나는 핸드폰에 피폐해져가는 좀비로 유인당했지만, 핸드폰의 진화는 세상을 스마트하게 바꾸고 있다.

    손바닥만 한 핸드폰에 컴퓨터의 모든 기능이 되니 편리하기가 이만저만 아니다. 조그만 장치 안에서 생각하지 못했던 기능들이 거짓말처럼 실현되고 진화는 계속 진행 중이다.

    스마트폰이 있어 편리한 점도 많지만 잃는 것 또한 있다. 내가 스마트폰을 애용한 이후 줄줄 외었던 전화번호는 10개도 기억나지 않는다. 유튜브나 SNS 매체에 떠도는 거짓 정보도 제대로 구별하지 못한다. 차츰 기억하기와 생각하기를 포기하고 있다. 그럼에도 나는 기기 활용이 뒤처지지 않는 전문가로 착각하고 있다.

    전산 업무는 온종일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오가며 눈으로 보이지 않는 일(소프트웨어)을 다룬다. 심하다 못해 퇴근하고도 매달려 있다. 우연히 스마트폰 중독에 대한 내용을 구독하다가 테스트를 해봤다. 10개 문항 중 5개 이상이면 중독인데 나는 7개나 해당됐다. 스마트한 세상이라 낮을 밤처럼 밤을 낮처럼 거스르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가? 아날로그 시대로 돌아갈 수 없다면 이젠 스마트 폰을 끄는 연습이 필요하다.

    더불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읽고 싶은 것만 읽는 ‘확증의 편향’, ‘소통의 위축’으로 연결되지 않도록 정보 편식을 하지 않고 거짓을 구별할 줄 아는 지혜의 눈을 갖자. 그러려면 스마트폰보다 밥이 우선이어야 하지 않겠는가.

    정성화(남해군 정보전산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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