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19일 (금)
전체메뉴

[기고] 민불신불립(民不信不立)- 김영근(전 월영마을발전협의회장)

  • 기사입력 : 2021-07-20 20:44:41
  •   

  • 근자에 창원시 마산합포구 월영동 송전탑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이 사업은 서마산변전소 일대의 공급 전원이 단일계통이라 천재지변이나 응급상황이 발생 됐을 때 안정화를 기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하지만 아무리 필요한 사업이라도 주민의 의견을 수렴하고 진행하는 게 순리다.

    공자께서도 ‘민불신불립(民不信不立)’이라고 하여 국민이 원하지 않으면 어떠한 일이라도 섣불리 강행하지 않고, 국민의 편에서 일을 도모하고자 하였다. 민심을 얻지 못하고 공감을 받지 못하면 모든 것은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유용함이 선(善)이 되는 게 당연하다.

    현재 사업계획은 2018년 12월에 전원개발사업 실시 계획 변경 신청을 하여 2020년 10원 승인을 받았다. 그런데 한전은 월영동민에게 아무런 동의도 설명회도 개최하지 않고 송전탑 6기를 세우려는 공사를 강행하고 말았다.

    전원개발촉진법에 지상 송전탑을 설치할 경우 환경영향평가와 주민공청회를 반드시 실시하도록 의무화되어 있다.

    그간 송전선로 증설사업에 대한 주민공청회를 개최하지 않아 주민들의 요구로 7월 8일 월영마린에시앙아파트와 월영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설명회가 있었지만, 주민들의 반대로 공분만 일으켜 파행되고 말았다. 주민들 입장은 안중에도 없고 ‘우리는 강행하겠으니 너희들은 따라와’하는 막무가내식이었다.

    송전탑에서 발생하는 전자파는 각종 암 발병과 백혈병, 신경질환 등을 유발한다. 소 같은 경우 면역성이 떨어져 장독혈증(腸毒血症)을 일으킨다. 송전탑이 인체에 유해환경을 조성한다는 것은 주지(周知)의 사실이다. 그렇다면 한전도 모든 사람이 기본적으로 누려야 할 행복권, 건강권, 생존권에 동의한다면 서마산변전소를 외곽으로 옮기든가 예곡과 율곡, 월영마을 주위에 널브러져 있는 철탑을 한곳에 모아 그곳에 CH(Cable Head)철탑을 설치하고, 전면 지중화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

    물론 전자파 차폐막 및 저감시설을 설치하는 것은 기본이다. 이러면 당연히 예산 타령을 할 것이다. 공사비는 산업용 전기요금을 현실화하면 되고, 가정·주택용 전기는 누진제 구간을 조정하면 될 것으로 본다.

    지난달 6월 인천 부평구 같은 경우 전자파 노출 피해를 우려해 지자체와 한전, 주민대책위 간에 ‘특고압 상생 협력 협약’을 맺고 주민들의 요구를 대부분 수용하였다.

    똑같은 지자체라도 어떤 방법으로 접근하느냐에 따라 결과는 천양지차다. 이러한 일련의 일들을 보면서 과정은 공정했는지 묻고 싶다. 공정하기 위해서는 사회적 연대와 공통적 윤리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반 정의에 물들여져 지게 되면 공정은 요원하다. 그렇지 않으면 결과는 정의롭게 해결하는 혜안을 가져 주기 바란다. 갈등은 조장할수록 서로 불신과 감정의 골만 깊어진다. 불신의 문제와 갈등 해소를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과정은 공정해야 함이다.

    김영근(전 월영마을발전협의회장)

    ※소통마당에 실린 외부 필진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