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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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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참전용사 흔적 남기기- 김호철(사천남해하동본부장)

  • 기사입력 : 2021-07-15 20:2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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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재 남해군에 거주하고 있는 6·25전쟁 참전유공자는 207명이고 평균 연령은 92세다. 월남전 참전유공자는 243명이고 평균 나이는 75세다. 6·25 참전 유공자들 중 세상을 떠난 분들이 너무 많다. 피로 얼룩진 20대 청춘을 보낸 참전유공자들의 삶과 기억은 제대로 기록되지도 알려지지도 않은 채 무관심 속에 차츰 잊혀 가고 있다.

    ▼지난 6월 보름 동안 남해읍 행정복지센터에서 뜻깊은 전시회가 열렸다. 지역 내 생존하고 있는 참전유공자들을 직접 방문해 채록한 증언과 각종 기록물을 군민에게 소개한 것이다. 이번 전시회 준비를 위해 조사원으로 참여한 고엽제전우회 서상길씨는 참전유공자들의 가정을 일일이 방문해 조사를 하는 방법으로 올해 2월부터 5월까지 육성 녹음과 사진, 편지, 일기 등 180점을 찾아내는 성과를 냈다.

    ▼이 전시회는 올해 남해군 특수시책으로 추진된 ‘흔적 남기기’ 사업의 일환이었다. 참전유공자에 대한 모든 조사와 수집이 마무리되면 남해군에 상설 전시관을 운영해 유공자들의 헌신에 보답하는 동시에 후손들이 널리 그 정신을 이어받도록 하겠다는 취지로 실시됐다. 사업 취지를 떠나 참전 유공자들은 자신을 방문한 조사원이 너무나 반가웠는지 높은 호응도를 보였다. 전적지 경험담을 비롯한 다양한 개인사를 회상하며 상세히 들려주었다. 또한 이 사업은 복지사각지대에 처한 보훈 대상자를 발굴해 복지 서비스와 연계하는 효과도 있었다.

    ▼흔적 남기기 수집 자료들은 오는 11월 마련되는 작은 전시관에서 정식으로 공개돼 학생과 군민들을 위한 안보교육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10년 정도 이 사업을 일찍 시작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크다. 소중한 자료들이 없어진다는 사실에 매우 가슴 아프다”는 서상길씨의 말이 머리에 맴돈다. ‘일석이조’ 참전유공자 흔적 남기기 사업이 타 지자체로 확산되길 기대한다. 더 늦기 전에.

    김호철(사천남해하동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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