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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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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암] 놓치기 쉬운 이상신호 통증 느끼면 늦어요

변 가늘어지고 피·점액 섞여 나와… 빈혈·복통 동반
대부분 초기 증상 없어 병원 찾을 땐 상당히 진행
복강경·로봇수술·내시경절제술 등 ‘미세침습수술’

  • 기사입력 : 2021-07-12 08: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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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소 삼겹살과 치킨을 매일 먹을 정도로 고기를 좋아한 A씨(57세·남)는 인스턴트 커피와 탄산음료도 입에 달고 살았다. 그러던 어느 날 변에서 피가 섞여 나왔고 먹는 양에 비해 체중이 오히려 감소했다. 몇 년 전 아내를 암으로 잃은 A씨는 암에 대한 공포가 커졌고, 자녀들의 권유로 인근 대학병원에서 종합건강검진을 받았다. 어느 정도 예상은 했지만, 대장암이라고 검사 결과를 통보받는 순간 A씨는 정신이 아득해졌고 무엇부터 해야 할지 막막했다. 의사로부터 회복이 빠르고 흉터와 통증이 적은 미세침습수술을 권유받은 A씨는 현재 운동과 식생활 개선 등을 통해 재발 방지에 힘쓰고 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외과 윤해란 교수가 복강경 수술을 하고 있다./삼성창원병원/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외과 윤해란 교수가 복강경 수술을 하고 있다./삼성창원병원/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18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 발생한 신규 암 환자는 24만3837명이다. 그중 대장암은 2만7909명으로 위암, 갑상선암, 폐암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대장암 발생 빈도는 연령에 비례하는 경향이 있는데, 특히 50대 이상에서 많이 발병한다. 따라서 평소 정기 건강검진과 식습관 개선 등을 통해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관심과 관리가 필요하다.

    우리 몸의 대장은 크게 충수, 맹장, 결장, 직장 그리고 항문관으로 나뉜다. 이 가운데 맹장, 결장 또는 직장에 생기는 악성종양을 대장암이라 부른다. 소화기암인 대장암은 음식으로 인한 발병률이 높은데 특히 짠 음식, 매운 음식, 타거나 심하게 그을린 음식, 기름진 음식 등이 주된 원인이다. 이처럼 식생활이 대장암 발병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환경적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해 돼지고기와 소고기 같은 붉은 고기, 소시지나 햄, 베이컨 따위 육가공품을 많이 즐기는데, 이는 곧 대장암 발생 위험을 높인다. 이외에도 흡연, 음주, 유전, 비만, 운동 부족 등이 대장암 발병요인이 될 수 있다.

    대장암 초기에는 대부분 아무런 증상이 없어 방치하기 쉽다.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해 병원을 찾으면 이미 상당히 진행되었을 경우가 많다. 대장암의 주된 증상으로는 변이 가늘어지거나 피나 점액이 변에 섞여 나오는 경우, 원인 모를 빈혈과 체중감소, 복통 등이 있다. 변을 보고 나서 시원하지 않고 배변 시 통증이 느껴진다면 망설이지 말고 바로 병원을 찾아 대장 내시경 등의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일부 대장암은 직장에 손가락을 삽입해 비정상적인 덩어리가 만져지는지 확인하는 직장수지검사만으로도 진단할 수 있다. 이외 CT, MRI, 대장 내시경 등을 이용한 검사가 있는데, 이 중 대장 전체의 관찰이 가능하고 조직검사까지 동시에 할 수 있는 대장 내시경이 가장 효과적이고 정확한 검사방법으로 추천된다. 작은 용종의 경우 바로 제거할 수 있으며 암이 의심되는 부위는 조직검사를 통해 암을 확진할 수도 있다. 최근에는 색소 내시경, 확대 내시경, 초음파 내시경 등 다양한 검사방법이 도입돼 확진이 더욱 유리해졌다. 대장암 대부분 양성종양인 선종이 보통 5~10년에 걸쳐 서서히 악성으로 변한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내시경 시 대장용종이 발견되지 않았다면, 5년 간격으로 검사를 받는 것이 적당하다. 단, 대장암 가족력이나 대장용종의 과거력이 있다면 2~3년 주기로 대장 내시경 검사를 받아 예방해야 한다.

    대장암 치료법을 결정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종양의 크기가 아니라 종양이 조직을 침투한 정도이다. 대장암의 가장 근본적인 치료법은 수술로 암이 발생한 대장 부위를 절제하는 절제술과 재발을 줄이고 완치율을 높이기 위한 항암 방사선치료가 있다. 대장암의 수술적 치료는 주로 완치를 목적으로 하므로 다른 암에 비해 치료과정에서 수술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과거에는 대장암을 제거하기 위해 복부를 크게 개복해 대장절제술을 시행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새로운 의료장비가 개발되고 수술기술 또한 발달하면서 복강경 수술이 주목받고 있다. 복강경 수술이란 개복수술과 달리 복부에 커다란 절개창을 내지 않고, 복부에 복강경 카메라와 복강경 수술 기구가 들어갈 수 있을 정도로 작은 구멍을 낸 후 대장을 절제하는 수술이다. 기존의 개복수술보다 흉터가 작고 수술 시 주위 장기에 대한 손상이 적기 때문에 통증이 적고 회복 기간이 짧아 일상생활로 빨리 복귀할 수 있다. 또한 입원 기간이 단축되므로 경제적인 측면에서도 이점이 있다. 복강경 수술을 위해서는 환자 및 종양의 진행 정도를 먼저 진단하고 해당 수술법이 적용 가능한지를 판단한 후 결정한다. 최근 연구 결과에 따르면 복강경 수술의 치료성적이 개복수술과 비교했을 때 그리 차이가 없다고 보고됐다.

    로봇수술을 통해 대장암을 제거할 수도 있는데, 이는 복강경 수술과 흡사하게 진행된다. 먼저 환자의 몸에 작은 구멍 4~5개 정도를 낸 후 수술용 로봇과 카메라를 장착한다. 그다음 전문 의료진이 외부 조종석에 앉아 고화질 확대 영상을 보면서 원격으로 로봇 팔을 조종하는 방식으로 수술이 이뤄진다. 로봇 팔을 아주 세밀하게 조절할 수 있어서 다른 수술 방법으로는 접근하기 힘든 부위까지도 정상적인 조직을 보존하며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했을 때는 외과적 수술 없이 내시경 절제술만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 단, 암세포의 분화도가 좋고 혈관이나 림프관을 침범하지 않으며, 점막 또는 점막하 조직 일부에만 국한되어 있다는 등의 조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전신마취나 수술이 필요하지 않아 환자의 부담이 적을 뿐만 아니라, 치료 후 회복 시기가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조기 직장암일 경우에도 개복하지 않고 항문으로 내시경을 삽인한 후 종양을 국소 절제하는 방법인 경항문 내시경 미세절제술이 효과적이다. 제거한 종양 일부는 조직검사를 시행하고, 검사 결과에 따라 추가적인 치료나 외래에서 추적관찰을 하게 된다. 조기 직장암 환자 또한 회복과정이 상당이 빠르고 통증이 거의 없으므로 조기 발견을 통해 예방과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소화기외과 윤해란 교수는 “대장암 예방의 핵심은 대장암의 발병 위험을 낮추고, 정기검진을 통해 대장암을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다. 금연, 금주, 규칙적인 운동, 건강한 식생활 등 생활 습관을 교정해 대장암 위험을 크게 줄이고 내시경 절제술, 복강경 수술, 로봇수술 등 합병증과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최적의 수술법을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결정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도움말= 성균관대학교 삼성창원병원 소화기외과 윤해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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