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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나이든다는 것- 주재옥(문화체육뉴미디어영상부 기자)

  • 기사입력 : 2021-07-11 20:3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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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재옥 경제부 기자

    누구나 늙는다. 나이 듦은 일상과 가까운 경험이지만, 나와 타인의 변화를 지켜보는 일은 낯설다. 이로 인해 나이 듦은 상실을 겪는 시간으로 정의되곤 한다. 63세 페미니스트 연구활동가 김영옥은 “생각하지 않으면 사회서 타자화하는 대로 삶이 흘러간다. 늙은이 말고 ‘늙은 자기’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영옥은 에세이집 〈흰머리 휘날리며, 예순 이후 페미니즘〉을 통해 ‘늙은이를 가리키는 적절한 단어는 아직 발명되지 않았다. 노인도, 어르신도, 할머니나 할아버지도, 할매나 할배도 온전한 자긍심을 담기엔 역부족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노년은 ‘삶을 정리하고 소멸을 기다리는 시간’이 아니라, 또 다른 ‘성장을 위해 노력하는 시간’이라고 강조했다.

    ▼배우 윤여정에 스며든다는 뜻의 ‘윤며들다’라는 신조어가 있다. 그녀는 스스로를 ‘생계형 배우’라고 칭하면서 “우리는 낡았고 매너리즘에 빠졌고 편견이 있다. 살아온 경험 때문에 오염됐다. 그렇다고 어른들이 젊은이들에게 ‘너희들이 뭘 알아?’라고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아카데미 수상이 인생 최고의 순간인가’라는 질문에는 “최고란 말 싫다. 모두 최중으로 살면 안 되나”라고 재치 있게 응수했다. 청춘들이 윤며드는 이유는 70대 나이에 부릴 법한 권위 의식 없는 솔직함, 자기다운 방식을 잃지 않은 데 있다.

    ▼최근 82세 미국 할머니 ‘월리 펑크’가 60년 만에 우주비행의 꿈을 이뤘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우주비행사 시험을 최연소로 통과했지만, 여자라는 이유로 우주에 가지 못했다. 그녀는 조종사로 약 2만시간을 비행했고, 연방항공청(FAA) 감독관으로 일하며 꿈을 놓지 않았다. 오는 20일 우주탐사기업의 우주여행 ‘명예 승객’으로 탑승하는 ‘역대 최고령자’로 기록된다. ‘나이답게’가 아닌 ‘나답게’ 사는 것이 자연스레 익어가는 삶 아닐까. 묵묵한 걸음이 만드는 힘은 생각보다 위대하다.

    주재옥(문화체육뉴미디어영상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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