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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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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방신문협회 공동기획 新팔도명물] 경북 안동 생강

면역력 강화엔 내가 왕이로소이다

  • 기사입력 : 2021-07-09 08:0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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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로나19 확산으로 건강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면역력 증강 효과를 가진 ‘안동 생강’이 주목받고 있다. 생강은 강력한 살균·항염 작용을 통해 나쁜 균을 없애고 염증을 완화해 주는 것으로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 몸을 따뜻하게 해주고, 열을 내리는 효과가 있어 감기를 예방하는 ‘겨울 보약’이라고도 불린다.

    대구한의사협회 이성규 한의사는 “생강의 매운맛을 내주는 진저롤과 쇼가올 등의 성분이 염증을 일으키는 효소(COX-2)를 억제해주는 등 각종 약리작용이 다양하게 입증되고 있어 활용 범위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안동은 낙동강변의 비옥한 사질양토가 많아 뿌리작물 재배의 최적지로 손꼽히는 만큼 고품질 생강이 재배되기로 유명하다. 지역에서는 이런 안동 생강을 활용한 생강진액과 생강청, 생강라떼 등 다양한 가공식품이 출시 중이다.

    조선시대 왕만 먹을 수 있는 음식
    매운맛 내주는 진저롤·쇼가올
    염증 일으키는 효소 억제 효능
    열 내리고 감기·혈액순환 도움

    안동 생산량 전국의 19% 차지
    비옥한 토지에 고품질 생강 생산
    진액·생강청 등 가공식품 출시도


    경북 안동 생강.

    경북 안동 생강.

    ◇ 왕이 먹던 음식 생강… 2011년부터 안동이 전국 최대 주산지로

    현대에서 생강은 주로 김치를 담그거나 요리할 때 사용하는 양념 정도로 사용하지만, 예로부터 생강은 왕만이 먹을 수 있는 귀한 음식으로 취급됐다. 조선시대에는 임금이 마시는 차와 신하가 마시는 차를 달리했다. 고종 27년 ‘승정원 일기’와 조선후기 ‘영조실록’ 등에 따르면 임금은 생강차를 마셨고, 신하는 인삼차를 마셨다고 하는데 지금 우리가 아는 상식과 달리 생강의 격이 인삼보다 높았음을 알 수 있다.

    논어에서도 공자는 식사 때마다 생강 먹기를 그치지 않았다고 한다. 주자가 주석을 덧붙이길 생강은 하늘과 통하며 더럽고 나쁜 것을 제거하는 음식이라고 설명했다. 이 밖에 인도의 의학서에서 생강은 ‘신이 내린 선물’이라 불렸고, 우리나라 ‘동의보감’, ‘향약구급방’은 물론 중국의 ‘상한론’, ‘본초강목’에도 의학적 효과들이 기록돼 있다. 많은 고서에서 언급할 만큼 생강의 효과는 다양한 데 대표적으로 몸의 찬 기운을 없애고 면역력 증강에 탁월하다고 한다.

    우리나라 생강 재배역사는 1000여년 전부터 전북(봉동)을 시작으로 충남 서산이 전국 생산량의 95% 이상을 차지했다. 하지만 2011년 이후 안동을 중심으로 경북 북부지역이 전국 생강의 주산지로 발돋움했다. 지난 2014년에는 전국 생산량의 19%를 차지할 안동에서 재배하는 생강이 전국 최고로 통했다.

    하지만 생강은 다른 작물에 비해 저장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져, 해마다 출하시기 때면 작황에 따라 가격 등락폭이 심해 생산농가들의 시름이 적지 않았다. 지난 2019년 하반기부터는 안동농협 생강출하조절센터 준공하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 최대 2188t의 생강을 저장할 수 있는 시설이 생겼고, 저온저장고 등 유통시설과 HACCP 설비, 물류 장비를 갖춰 생강 가공 유통의 새로운 장이 열렸다.

    이태숙 안동반가 대표(가운데)가 직원들과 함께 안동반가 본점에서 진행하는 안동 생강 가공품 체험장에서 생강을 들고 웃고 있다./안동반가/
    이태숙 안동반가 대표(가운데)가 직원들과 함께 안동반가 본점에서 진행하는 안동 생강 가공품 체험장에서 생강을 들고 웃고 있다./안동반가/

    ◇안동반가, 진저올 안동생강진액

    안동 생강을 가공 식품으로 변모시킨 이들 중 농업회사법인 안동반가 주식회사 이태숙 대표와 안동종가문화원 ㈜농업회사법인 이순자 대표다. 안동반가는 안동 생강브랜드 ‘진저올’을 런칭하고 ‘생강이 여자를 살린다’는 슬로건을 내세워 생강 진액과 수제 편강을 판매 중이다.

    제품에 사용되는 생강은 모두 안동지역 생강 생산농가와 계약재배를 통해 100% 지역 생강만을 사용하고 있다. 진저올 생강진액과 수제편강 상품은 향토음식연구가 김기희(경산1대학) 교수의 고증과 조리법 연구로 착즙과 조림 등 전통방식으로 생산해낸다.

    이태숙 안동반가 대표는 “안동은 생강의 전국 최대 주산지이나, 해마다 가격의 큰 변동으로 수급조절에 애로를 겪는 대표적인 작물”이라며 “안동반가에서는 이러한 생강가격의 안정과 소비증대를 위한 방법으로 다양한 생강상품을 개발, 출시하고 생강진액과 에센셜오일 추출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 했다.

    이순자 안동종가문화원 ㈜농업회사법인 대표가 직접 만든 ‘이순자 안동생강 상쾌한 목애(愛)’ 제품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안동종가문화원/
    이순자 안동종가문화원 ㈜농업회사법인 대표가 직접 만든 ‘이순자 안동생강 상쾌한 목애(愛)’ 제품을 들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안동종가문화원/

    ◇안동종가문화원, 이순자 생강청

    안동종가문화원은 ‘이순자 생강청’을 대표 브랜드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지난해 이순자 생강청은 캐나다 토론토 갤러리아 백화점 식품관과 한남마트, 아랍에미리트 두바이 대형마트와 인터넷몰에 입점했다. 또 프랑스 르봉마르셰 백화점 식품관에서도 판매되고 있다. 당시 바이어들과 함께 이순자 생강청을 시음한 프랑스 유명 셰프 20여명은 맛과 풍미가 뛰어나다고 극찬한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에는 스틱 형태로 쉽게 먹을 수 있는 제품 ‘이순자 안동생강 상쾌한 목애(愛)’를 출시하기도 했다. 또 면역력 향상 효과 등이 있는 생강 제품과 쿠키를 코로나19 사태로 고생하고 있는 지역 의료진과 저소득층 가구에 기부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

    이순자·차종학 안동종가문화원 공동대표는 “양반 가문의 곧은 제조법으로 일상식이 보양식이 되는 신념으로 재료에서 살균까지 엄정한 생산 공정을 갖췄다”고 했다.

    안동생강연구소 강미혜 대표가 자신의 제품에 사용되는 안동 생강을 들어보이고 있다./김영진 기자/
    안동생강연구소 강미혜 대표가 자신의 제품에 사용되는 안동 생강을 들어보이고 있다./김영진 기자/

    ◇안동생강연구소, 안동생강 후발주자로 두각

    경북 안동에 자리한 예미정 강미혜 대표가 개발한 안동생강연구소의 격(格)이 다른 안동생강은 후발주자로 뛰어들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강 대표는 경북여성정책개발원과 경북광역여성 새로 일하기센터가 공동 주관한 ‘경북 여성 창업아이디어 경진대회’에서 고농축 생강 진액을 출품해 대상을 받았다.

    강 대표가 제조하는 생강은 증숙 과정과 고농축 과정에서 생강의 기능성을 극대화시키고 자극적인 맛을 획기적으로 줄인 게 특징이다. 제조과정에서도 생강을 즙을 내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건더기까지 모두 사용해 성분을 극대화했고 당뇨환자와 어린아이도 섭취 가능하도록 설탕보다 3~4배 비싼 에리스리톨과 프락토올리고당을 사용해 매운맛을 잡았다.

    강미혜 안동생강연구소 대표는 “생강은 전통 종가음식뿐만 아니라 일반 서민 음식에서도 오랫동안 이용된 익숙한 음식 재료”라며 “생강의 우수한 기능성은 고스란히 유지시켜 누구나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도록 상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북 안동 생강.
    안동지역 한 농가에서 생강을 수확하고 있다./안동시/
    안동지역 한 농가에서 생강을 수확하고 있다./안동시/

    글= 매일신문 엄재진 기자

    사진= 김영진 기자·안동시·안동종가문화원·안동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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