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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8일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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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장마- 조고운(광역자치부 차장대우)

  • 기사입력 : 2021-06-30 20:3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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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해는 ‘지각 장마’다. 기상청은 이번 주말부터 경남지역에 장마전선으로 인한 비가 시작된다고 예보했다. 매년 6월에 오던 장마가 7월로 늦춰진 것은 39년 만의 일이라고 한다. 반면 지난해 장마는 여느 때보다 이르게 찾아와 최장 기간 머물면서 많은 이들을 힘겹게 했다. 시작부터 남다른 올해 장마의 위력도 예단하기 어렵다.

    ▼장마의 사전적 정의는 장마철에 장마전선의 영향으로 내리는 비를 말한다. 통상적으로 오랫동안 내리는 비라고 생각 하지만, 장마전선을 동반하지 않으면 장마가 아닌 것이다. 장마라는 단어의 유래는 50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선왕조실록에 ‘림우(霖雨)’라는 표현이 나오는데, 이는 ‘댱맣 림(霖)’으로 풀이된다. 댱은 ‘길다’, 마는 ‘말갛다’, ‘맑다’라는 말의 옛말이다. 즉 길게 내리는 비라는 뜻이었떤 ‘댱맣’가 세월이 흐르면서 장마로 변했다는 이론이다.

    ▼매년 찾아오는 장마지만 많은 사람들은 이 시기를 힘겨워 한다. 질기게 쏟아지는 비와 눅눅한 습기는 불쾌지수를 높인다. 어르신들은 신경통이 도져 끙끙거리고, 빗길 운전도 걱정이고, 집안 곳곳에 피어나는 곰팡이도 애를 먹인다. 매년 수해를 대비해야 하는 사람들의 고민은 해마다 더 깊어진다. 이에 천상병 시인은 ‘7월 장마 비오는 세상/다 함께 기죽은 표정들/아예 새도 날지 않는다’고 노래했다.

    ▼피할 수 없는 장마는 우리 인생에도 불쑥 찾아온다. 예측하지 못한 코로나19로 인생의 긴 장마철을 견디고 있는 이들이 많다. 오늘부터 사회적 거리두기가 완화된다. 집단면역을 목표로 한 하반기 백신 접종계획도 짜여졌다. 장마의 끝을 예측해 볼 만한 징조들이지만, 각자 처한 환경에 따라 장마가 그치는 시기는 다를 것이다. 다만 지루한 장마 끝에 가을이 성큼 다가온다는 사실은 불변의 이치다. 오늘도 장맛비 속에 있을 당신에게 위로를 보낸다.

    조고운(광역자치부 차장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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