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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1월 29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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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세한도(歲寒圖)- 김영옥(진주교육지원청교육지원과장)

  • 기사입력 : 2021-06-28 20:1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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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눈 내린 겨울, 외로운 토담집 한 채 그리고 서로를 받쳐주는 듯한 소나무와 잣나무 몇 그루가 쓸쓸하게 보이면서도 강인해 보인다. 필자가 좋아하는 김정희의 세한도(歲寒圖)이다.

    멀리 제주에 유배 간 스승을 잊지 않고 귀한 책을 구해서 보내 주며, 먼 길도 마다않고 달려오는 제자 이상적에게 스승 김정희가 그려준 선물이다. 무너질 듯 서 있는 늙은 소나무를 팔을 뻗어 받쳐주는 듯한 잣나무가 마치 김정희와 이상적 두 사제지간의 우정과 닮아 보인다. 소나무와 잣나무로 선비의 꼿꼿한 기상을 잘 표현한 최고의 문인화라는 칭송보다 그림 구석구석에 스며있는 추사의 인간다움이 더 눈길을 끈다. 김정희는 그림의 오른쪽 상단에 ‘우선시상(藕船是賞)’이란 문구를 넣었다. 우선(藕船)은 제자 이상적의 호로, ‘우선, 이것을 감상해(是賞)’라는 뜻이다. 멀리 유배 간 외로운 처지에 있는 스승을 잊지 않고 소식을 전해오는 이상적을 향한 감사의 마음이 담겼다. 또한 자신의 이름인 정희, 호인 완당, 추사 외에 ‘장무상망(長毋相忘)’이라는 인장을 찍었는데 ‘오래도록 서로 잊지 말자’는 뜻이다. 추운 겨울을 버틸 수 있게 해주는 것은 변함없는 따뜻한 마음이라고 느꼈을 것이다. 비록 제자라 할지라도 인정에 고마워하고 오래오래 곁에 있어 주기를 바라는 소박한 마음이 잘 묻어난다 하겠다.

    나아질 기미가 없는 전대미문의 팬데믹 상황을 겪으며 가족, 친구, 이웃들, 우리 모두의 마음의 거리가 사회적 거리만큼 멀어져 가고 있다. 마스크 속에 얼굴을 감추고 선생님도 학생들도 서로의 마음을 제대로 나눌 새 없이 시간은 흘러간다. 학교가 선생님과 친구들이 모여 함께 뛰놀고 배우는 즐겁고 행복한 곳이란 걸 우리 아이들이 알지 못할까봐 걱정이다.

    어쩌면 코로나를 핑계로 자칫 내 안에만 갇혀 모두에게 무심한 채 살아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본다. 말하지 않고 표현하지 않으면 우리는 서로를 알 길이 없다. 깨우침을 주는 아름다운 세한도를 떠올리며 마음을 표현하고 정을 나누어보자. 내가 먼저 안부를 물으며 보다 적극적인 소통의 방법을 찾아 소중한 사람들과 따뜻한 마음을 이어가는 것이 절실히 필요한 시점이다.

    김영옥(진주교육지원청교육지원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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