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과거신문보기   |  
2022년 08월 20일 (토)
전체메뉴

[촉석루] 꿈의 무대- 안순자(수필가)

  • 기사입력 : 2021-06-27 20:47:54
  •   

  • 숨은 인재를 발굴하는 경연 프로그램이 케이블에 이어 공중파까지 가세해 안방극장을 접수하고 있다. 춤, 연기, 그룹밴드 등 다양한 경연이 많지만 노래 오디션이 주를 이룬다. 무대를 갈망하지만 이름을 알릴 기회를 얻지 못한 실력자에겐 소중한 무대가 아닐 수 없다. 독보적 음색의 출연자들이 줄을 잇고 오히려 기성가수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게 할 만큼 실력이 출중한 가수가 속출한다.

    인생을 거는 절박한 마음으로 도전하는 참가자가 있는 반면에 이미 유명세를 탄 가수가 합세하는 건 의문스럽다. 최종 우승이라는 타이틀을 겨냥해서인지, 프로그램의 평균수준을 올리기 위해 제작진이 참여를 독려했는지는 모르겠으나 위험부담이 크지 않을까 싶다. 무명가수와 겨루어 이긴다고 해도 신선함이 덜할 것이고, 패했을 경우 입장이나 위치가 손상될 수도 있는데 정신력이 강하지 않으면 쉽지 않은 일이다.

    관심조차 없던 무명인들의 실력이 수면 위로 떠오르면서 그들이 빚어내는 노래 속에 지난했던 과거 삶이 드라마로 피어난다. 길가에 무수히 핀 이름 모를 꽃처럼 존재감없이 살아온 개인적 아픔을 음악으로 녹여내 시청자의 가슴을 울린다.

    스스로를 방구석 가수라고 칭한 어느 무명가수의 방 메모판에 월세 날짜 매달 2일이라고 적힌 것이 카메라에 잡혔다. 순간 뭔가 가슴을 훅 찌르고 지나갔다. 이제 그 가수는 방문을 열고 세상 무대로 나와 이름을 알리게 되었지만 언제 이 꿈이 깨질까 불안하다고 했다. 성공의 달콤함은 또 다른 긴 여정의 시작이다.

    누군가 경연이라 쓰고 축제라고 읽는다 했다. 경연 프로그램 자체가 참가자에겐 희망이고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공간이다. 그들만의 답을 찾아가는 과정을 선물한다.

    팬데믹 패닉 상태의 침체된 시기에 경연 프로그램은 잠시 동안이나마 불안을 잊게 하고 위로와 즐거움을 안겨준다. 참가자들의 혼신을 쏟은 폭발적인 무대에 감탄하며 카타르시스를 느낀다. 어쩌면 우리 모두는 인생의 반전을 안겨줄 그 무언가를 꿈꾸고 있는지도 모른다.

    안순자(수필가)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