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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01월 29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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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재능기부- 안순자(수필가)

  • 기사입력 : 2021-06-20 20:2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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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역민을 위한 봉사를 설립 원칙으로 하는 어느 단체 창단 기념행사에 시낭송 출연을 한 적이 있다. 신생단체라 재정이 넉넉하지 못해서인지 재능기부를 원했다.

    재능기부란 개인이 갖고 있는 재능을 활용해 사회단체나 공공기관 등에 기부하여 사회에 공헌하는 것이라 정의되어 있다. 소외계층이나 정부의 지원이 어려운 봉사 단체에 예술인이나 기술을 가진 사람이 무상으로 재능을 제공하는 아름다운 나눔이라 할 수 있다. 행사 성격이나 단체에 따라서는, 작은 재주나마 능력이 된다면 또 그런 기회가 와서 문학으로 소통할 수 있다면 그것 또한 뿌듯하고 보람된 일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취미가 아닌 생업을 걸고 있는 각계각층의 예술인에게 재능기부를 은근히 종용하거나 강요해서는 곤란하다는 것이다. 한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기까지 기울인 시간과 각고의 노력을 인정하고 그 가치를 높이 평가하여 그에 따른 보상을 해야 함에도 재능기부하라는 말을 쉽게 한다. 사회취약계층이나 사회복지를 위한 훌륭한 일이니 응당 해야 된다는 분위기를 조성하면 거절하기가 어렵다. 명분이 그럴듯하니 무조건 수락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곤란한 상황을 겪게 한 적은 없는지 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물론 아직 이름이 덜 알려진 경우에는 그런 행사 자리에서 자신의 실력을 홍보할 수 있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지만 어디까지나 본인의 선택에 의한 것이지 강요할 것은 못된다고 본다.

    가끔은 무한반복되는 직업에서 숨통을 틔우듯 가진 기술이나 재능을 세상과 소통하는 마음으로 즐겁게 제공하는 예술인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경우에는 분명 자신이 하는 일을 존중받는다는 확신과 느낌이 있어야 가능하리라.

    예술인들의 재능이 단지 비용절감의 대상으로 이용된다면 슬픈 일이다. 우리 사회가 좀 더 성숙하고 풍요로운 문화를 누리기 위해서는 전문예술인들이 당당하게 설 자리가 제공되어야 하지 않을까.

    그럼에도 아직도 정당한 대가를 받지 못하고 있는 아티스트들이 비일비재하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될 것이다.

    안순자(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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