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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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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보며] 대한민국의 국가 순위- 이상규(여론독자부장)

  • 기사입력 : 2021-06-14 20:3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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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계 통계로 보면 한국은 객관적으로 잘 사는 나라이다. 여행을 하면서 세상을 돌아봐도 우리보다 선진국이라고 여겨지는 나라가 몇 개 안된다. 유럽 몇 나라와 미국, 일본 등 손에 꼽을 정도다. 2020년 각 나라별 국내총생산(GDP) 순서를 보면 한국은 세계에서 9~10위 권이다. 지난 3월 중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2020년 한국 경제 규모는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세계 10위 규모로 재도약했다.

    지난해 전망치 기준 한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는 1조6240억달러로 11위인 러시아(1조4030억달러), 12위 브라질(1조3940억달러), 13위 호주(1조3330억달러) 등을 제치고 세계 10위 달성이 확실시된다. 이는 2019년(12위)보다 두 계단 상승한 순위다. 2018년 이후 2년 만에 세계 10위를 탈환하는 셈이다. 최근 몇 년 통계를 보면 우리보다 국내총생산 부문에서 뚜렷하게 앞선 나라는 미국, 중국, 일본, 독일, 인도, 영국, 프랑스 정도다.

    세계 10위권 안팎에 포진한 나라의 면면을 살펴보면 대부분 국토 면적이 우리보다 30배에서 50배 정도 큰 나라(미국, 중국, 인도, 러시아, 브라질, 호주, 캐나다)이거나 19, 20세기 아시아와 아프리카의 약소국을 침략한 제국주의(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를 표방했던 나라이다.

    대한민국은 땅덩어리가 크지도 않고 약소국에 침략 전쟁을 벌이지 않고도 반세기 만에 세계 10대 경제 대국이 되었다. 그리고 한국은 선진국의 지표로 평가되는 기대수명, 사회 안전도, 공중위생 등에서 세계 수위를 차지한다. 최근에는 세계 주요 경제선진국 모임인 G7 (미국·일본 ·영국 · 프랑스· 독일 · 이탈리아· 캐나다)에 한국과 호주, 인도, 남아공을 합쳐 G11로 확대하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런 객관적인 지표를 보면 대한민국은 확실히 선진국이며, 국민의 한 사람으로 자부심을 느낀다.

    그런데 한국의 세계 순위 중 어두운 면을 보여주는 지표도 많다. 한국은 자살률과 고령화 속도, 노인 빈곤율이 매우 높다. 한국인의 연간 근로시간은 OECD 회원국 중 멕시코 다음으로 가장 길다. 특히 한국의 국가행복지수는 대한민국의 경제 규모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가장 최근 조사를 보면 한국의 국가행복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중 35위로 최하위권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 경제정보센터가 발간한 ‘나라경제 5월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 2018∼2020년 평균 국가 행복지수는 10점 만점에 5.85점이다. 이는 전체 조사 대상 149개국 중 62위에 해당하는 점수다. 한국보다 점수가 낮은 OECD 국가는 그리스와 터키뿐이다.

    한국의 엇갈리는 세계 순위는 우리 사회의 단면을 그대로 반영한다. 어떤 분야는 세계 최고 수준인 반면 어떤 분야는 바닥권이다. 한국이 선진국으로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리 경제 규모에 걸맞게 국가 행복지수를 끌어올리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국가 행복지수를 보면 핀란드, 덴마크, 스위스, 아이슬란드, 네덜란드, 스웨덴 등 북유럽 국가가 항상 높은 만큼 이들 나라를 본보기로 삼을 수 있겠다. 한국은 역동적인 국가이다. 우리가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 국가 행복지수도 높일 수 있지 않을까.

    이상규(여론독자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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