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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0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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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무더위, 온열 질환 주의] 예방 수칙만 잘 지켜도 ‘안전한 여름’

  • 기사입력 : 2021-06-13 21:3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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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전국적으로 이른 더위가 시작되면서 온열 질환으로 응급실을 내원하는 환자가 늘고 있다.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올여름 하루 최고 기온이 33도를 넘어서는 폭염이 발생하는 날이 평년에 비해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더욱이 코로나19 유행이 지속됨에 따라 한여름에도 야외 활동 중 마스크 착용이 필수적이어서 더위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 특히 장시간 그늘이 없는 야외에서 일해야 하는 건설노동자나 농민의 경우 온열 질환의 위험성이 매우 크다.

    온열 질환은 무더운 날씨에 무리한 야외 활동으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가장 흔하게 볼 수 있는 열탈진은 흔히 일사병이라 불리며, 과도한 땀 분비로 인해 수분과 염분이 부족해져 발생하게 된다. 피부가 차가워지고 젖게 되며 창백해지는데, 체온은 크게 상승하지 않으나 극심한 무력감과 피로, 메스꺼움, 두통, 어지럼증이 유발될 수 있다.

    일사병·열경련·열사병 등 온열 질환은
    무더운 날씨에 무리한 야외 활동으로 발생

    어지럼증·발열·근육 경련·메스꺼움 증상
    위급상황 땐 체온 낮추고 병원으로 이송을

    노인·소아·만성질환자는 외부활동 삼가고
    냉방장치 없는 실내 활동도 주의해야


    열경련은 체내 나트륨, 칼륨, 마그네슘과 같은 전해질의 부족으로 발생한다. 특히 고온의 환경에서 강한 노동이나 운동을 할 경우 쉽게 발생할 수 있으며, 종아리나 허벅지, 어깨와 같은 근육에 경련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열실신은 체온이 높아지면서 뇌로 가는 혈액량이 부족해져 일시적으로 의식을 잃는 경우를 말한다. 주로 앉아 있거나 누워있는 상태에서 갑자기 일어날 때, 혹은 오래 서 있을 경우 발생할 수 있다. 어지럼증이 동반되고, 의식소실 시간이 길지 않으며 금방 의식을 회복한다.

    온열 질환들 중 가장 위험한 상태는 열사병이다. 체온을 조절하는 신경계가 고온의 환경을 견디지 못하고 그 기능을 상실해 발생하는데, 다발성 장기 손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의식장애가 발생하며 40도 이상의 건조하고 뜨거운 피부가 특징이다. 즉시 119에 신고해 빨리 병원으로 이송해야 하는 응급 상황이다.

    온열 질환 의심 상황이 발생할 경우 몇 가지 조치와 주의사항을 숙지하고 있으면 도움이 된다. 가장 먼저 119 구급대를 요청하고, 환자를 그늘지고 시원한 곳으로 옮기는 것이 중요하다. 경미한 증상의 경우 충분한 휴식과 수분을 섭취하는 것만으로도 완화될 수 있지만 땀을 많이 흘린 경우에는 전해질이 포함돼 있는 이온음료의 섭취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환자의 의식이 명료하지 않을 때 억지로 물을 먹이는 행위는 흡인을 야기할 수 있어 피해야 한다. 환자의 체온이 높을 경우에는 시원한 물이나 얼음주머니 등으로 몸을 시원하게 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되는데, 사타구니나 겨드랑이 같이 몸이 접히는 곳에 사용하는 것이 좋고, 피부에 직접 닿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앞서 말한 조치 후 시간이 경과했는데도 증상이 완화되지 않거나 의식이 명료하지 않다면 반드시 병원에 내원해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아야 한다. 탈진이나 경련, 실신의 경우는 수액치료로 호전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열사병의 경우는 병원에서의 적극적인 치료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으면 사망에 이를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온열 질환 예방을 위한 3대 수칙은 물, 그늘, 휴식이다. 작업 중에는 수시로 시원하고 깨끗한 물이 공급돼야 하며, 작업장 근처에는 햇볕이 완전히 차단되고 시원한 바람이 통하는 그늘진 장소가 있어야 한다. 특히 폭염 시에는 1시간 주기로 10~15분가량 휴식을 취해 무리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하고, 작업자가 건강상의 이유로 휴식을 요구할 때에는 반드시 받아들여져야 한다. 이런 간단한 원칙만 지켜지더라도 온열 질환은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노인과 소아, 만성질환이 있는 경우에는 폭염 시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차 안이나 밀폐된 공간을 피해 바람이 충분히 통하는 곳에 머무는 것이 좋다. 또한 체내 수분량을 줄이는 이뇨제나 땀 배출을 줄이는 항 콜린성 약물을 복용하는 경우에도 열성질환에 취약해질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와의 상담이 꼭 필요하다.

    더운 날씨의 야외뿐만 아니라 냉방이나 환기가 잘되지 않는 실내에서도 온열 질환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 수분 섭취가 충분하지 않은 경우 더운 실내에서 과도하게 땀을 배출하게 되면 야외에서와 같은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온도가 높은 실내에서 작업을 하거나 적절한 냉방장치 없이 생활하는 고령자의 경우 특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

    작년 여름 온열 질환으로 응급실을 찾은 환자의 수는 1078명이며, 이 중 9명이 사망했다. 최근 5년간 근로자 26명이 온열질환으로 사망했고, 절반이 건설업 종사자로 나타났다. 신고되지 않은 환자 수까지 포함한다면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

    질병관리청에서도 여름철 폭염으로 인한 건강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온열질환자의 응급실 진료 현황을 모니터링하는 ‘온열 질환 응급실 감시체계’를 5월 20일부터 9월 30일까지 운영한다고 밝혔다.

    온열 질환은 충분히 예방이 가능한 질환이며, 위에서 언급한 몇 가지 간단한 예방 수칙만 잘 지킨다면 온열 질환의 위험에서 벗어나 건강한 여름을 날 수 있을 것이다.

    정민주 기자 joo@knnews.co.kr

    〈도움말= 창원파티마병원 응급의학과 황진태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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