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과거신문보기   |  
2021년 06월 14일 (월)
전체메뉴

“꿈 위해 마지막 의경 되려 이 악물고 도전”

경남 의무경찰 모집 시험장 가보니
39년 만에 폐지 앞두고 열기 후끈
6전7기 이민수씨 “이번엔 붙었으면”

  • 기사입력 : 2021-06-10 21:13:47
  •   
  • “6번 떨어지고 7번째 지원했습니다. 이번이 마지막 의경 모집이라 저에게도 마지막 기회네요.”

    10일 오후 2시 378차 의무경찰 모집시험 적성·신체·체력검사가 열린 경남경찰청 실내체육관. 이날은 의무경찰제도를 시행한 지난 1982년 이후 39년 만에 경남경찰이 마지막으로 의무경찰을 모집하는 날이기도 하다.

    7번째 도전한 2001년생 이민수(창원시 마산회원구 양덕동)씨는 “어릴 때부터 경찰이 꿈이었다”며 “의경으로 병역 의무를 다하고 싶어 젖 먹던 힘까지 다해 체력검사를 받았다”고 말했다.

    10일 오후 2시께 경남경찰청 실내체육관(상무관)에서 열린 378차 의무경찰 시험에서 응시자들이 체력검사를 받고 있다.
    10일 오후 2시께 경남경찰청 실내체육관(상무관)에서 열린 378차 의무경찰 시험에서 응시자들이 체력검사를 받고 있다.

    첫 도전에 나서 구슬땀을 흘린 청년도 있다. 김해시 어방동에 사는 2000년생 서민승씨가 그 주인공. 그 역시 경찰이 꿈이다. 그는 육군 모집병에 합격하고도 미련이 남아 마지막 시험에 응시하기 위해 6개월간 쉬지 않고 몸을 만들어온 것은 물론 경찰 시험에 필요한 공부도 병행해왔다.

    그는 “의경이 된다고 해서 직접적으로 경찰이 하는 일을 다하는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무조건 의경이 되고 싶다”며 “경남의 마지막 의경이 되려고 이 악물고 준비했다. 합격하면 내 뜻을 지지해준 엄마에게 가장 먼저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이씨와 서씨를 비롯한 응시자들은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방역수칙 준수 하에 3회에 걸쳐 인원을 분산해 40분에 걸친 적성검사와 팔굽혀 펴기, 윗몸 일으키기, 제자리 멀리뛰기 등을 하며 마스크 너머로 거친 숨을 내쉬었다. 체력검사를 마친 응시자들은 큰 문신이나 기타 신체상 특이사항이 있는지를 파악하는 외형 검사를 마친 뒤 귀가했다.

    경남 의무경찰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10일 경남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2023년 6월 전국 의무경찰 폐지를 앞두고 있고 제378차 모집시험을 끝으로 의경을 선발하지 않는다. 의무경찰 시험은 적성·신체·체력검사를 통과한 응시자를 대상으로 컴퓨터 프로그램을 이용한 무작위 공개추첨을 통해 선발한다. 9명을 선발하는 마지막 모집 기수인 378차에는 323명이 도전장을 냈다.

    이번 모집시험의 최종 합격자는 이달 21일 공개추첨을 통해 선발된다.

    1983년 2월 4일 1기가 입영한 의경은 그동안 집회·시위 대응, 범죄예방 활동, 교통질서 유지 등 치안 업무를 보조해왔다. 그러나 지난 2017년 ‘의무경찰 단계적 감축 및 경찰 인력 증원방안’이 국정과제로 확정되면서 2018년부터 의경 인원은 매년 20%씩 감축됐다. 현재 경남에는 245명의 의무경찰이 복무 중이다.

    ‘의경들의 아버지’ 역할을 해온 현직 경찰들은 섭섭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마지막 모집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이효선 경남경찰청 대테러의경계 경사는 “‘우리 대원들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고 생각하니 믿기지 않는다. 마지막 모집이라 더 애틋하고 소중하다”며 아쉬워했다.

    10여 년 간 의무경찰 담당 업무를 맡아온 전창우 경남경찰청 대테러의경계 경위도 “피붙이나 다름 없는 의경들과 함께 할 날이 얼마 남지 않아 내 살이 떨어져 나가는 기분이다”며 “국민들과 더 가까이에서 현역 군인들보다 더 많은 고생을 하고도 사랑은 그만큼 받지 못한 것 같아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경찰은 앞으로 경찰관 기동대 신설, 청사 방호 업무 전담 인력 채용 등을 통해 의경의 빈자리를 채워갈 예정이다.

    글·사진= 도영진 기자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도영진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