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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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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박수출 순항 땐 경남수출 훈풍 불까

[진단] 내년 경남수출 전망

  • 기사입력 : 2021-06-08 21:2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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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 수출이 역사상 최고의 호조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경남은 수주와 생산 사이에 시차가 생기는 조선, 자동차부품 등 주력 산업의 특성과 도내 경기의 침체 등으로 내년께야 회복세 이상의 수출호조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 현장에서는 저가 수주, 철판 등 주요 원재료의 가격 급등 등 변수가 많아 내년 전망을 좋게만 볼 수 없다고 보는 시각도 나오고 있다.

    전국수출 역대 최고치 기록에도
    경남은 선박수출 부진에 회복 더뎌

    도내 4월 수출 29% 증가했지만
    전국평균 못미치고 비중도 하락

    전문가 “내년 상반기 조선 회복세”
    조선업계 “올해 버티는 게 관건”

    부산항 신항에서 수출 선적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경남신문 DB/
    부산항 신항에서 수출 선적 작업이 이뤄지고 있는 모습./경남신문 DB/

    ◇코로나 넘은 수출, 경남은?=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우리나라 5월 수출은 지난 1988년 8월 이후 32년 만에 최대 폭으로 상승하고, 수출 역사상 처음으로 2개월 연속 40%대 성장(4월 41.2%, 5월 45.6%)을 기록했다. 수출액은 3월부터 5월까지 3개월 연속으로 역대 해당 월 수출액 1위였다. 또한 10년 만에 2개월 연속 9대 지역으로 수출이 증가했고, 수출물량과 수출단가 모두 두자릿수 증가하는 등 내용적인 면에서도 우수하다. 코로나 발생 이전 수출 성과를 뛰어넘는 결과를 보여주면서 산업부는 지난해 코로나로 인한 수출 침체의 기저효과를 넘어서 수출이 선전했다고 보고 있다. 전 세계 교역 회복세와 반도체를 포함한 주요 수출 품목의 고른 성장이 선전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남은 발표된 4월까지의 무역지표에 따르면 회복 기미를 보이나, 전국적인 수출 호조세에는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무역협회 경남지역본부에 따르면 경남은 4월 수출이 29.4%로 크게 증가했지만 전국 41.2% 수준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올해 누계수출액은 코로나 발생 전인 2019년 1~4월까지의 누계 수출액 138억500만달러에 못 미치는 135억6800만 달러 수준이다. 전국에서 차지하는 경남 수출 비중도 줄었다. 4월 전국광역자치단체별 수출 동향을 살펴보면 전체 수출에서 경남이 차지하는 비중이 5.5%에 불과했다. 2019년까지 평균 전국 5위권에 들며 7.3%를 차지했지만 지난해부터 올해 3월까지 줄곧 7위권에서 머물다 4월에는 8위로 내려앉았다. 전국적인 수출 호조세에 밀리는 모양새다.

    ◇경남 주요 수출 제품 제조 현장 예상은= 경남의 수출 부진 이유는 주요수출품목인 선박에서 부진한 탓이다. 올해 1~4월 경남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선박은 1년 전 같은 기간 보다 수출액이 17.9% 줄었다. 경남 주요수출품목 가운데 유일하게 감소했다.

    선박을 생산하고 내부 기자재를 납품하는 현장에서는 올해 버티기가 매우 힘든 실정이라고 토로한다. 내년 초에는 조선업계가 살아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은 이르다고 강조한다. 2019년부터 목표 수주량을 맞추지 못하면서 대형·중소 조선소도 올해 1분기 적자가 상당하며, 원자재 가격도 폭등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내 조선 기자재 업체와 소형 조선소 1200여업체를 회원으로 하는 경남조선해양기자재협동조합 나영우 이사장은 “야드를 채우려 지난해 말 수주가 재개될 때 제 가격에 수주하지 못한 상황에서 철판이 70~80%, 다른 조선 기자재 재료가 30% 오르는 등 원자재 가격은 폭등하고 있어 수주 성과에도 협력업체들에게 가격희생을 강요할까 불안한 마음이 더 크다”며 “선박 가격을 30% 이상 올린 정상 가격의 수주 성과를 이뤄낸다 하더라도 조선은 수주부터 설계, 건조까지 최소 1년 6개월 이상 걸리기에 소형 기자재 업체까지 낙수효과가 오려면 내년 상반기는 지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도내 한 자동차 부품업체 A사는 지난해 수출이 전년 대비 30%가량 감소했다. 코로나로 공장이 셧다운되거나, 들여놓은 차량이 소비되지 않아 미출하분이 반영돼 생산이 줄어드는 악순환이 반복됐다. 올해도 셧다운뿐 아니라 전자소자(반도체) 문제로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

    A사 해외영업팀장은 “이번 달도 북미의 경우 지엠 공장 셧다운으로 인한 물량 감소로 예상하는 것보다 매출이 25~30% 정도 줄어들 것으로 판단하고 있고 유럽도 르노, PSA 쪽이 전자소자 문제로 물량 조정을 하면서 매출이 감소할 것 같다”며 “7~8월에는 나아질 것이라고 예상하지만 근본적으로 회복되려면 하반기는 돼야 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예측하고 있다. 정상 복귀 된다면 110~120%로 반등할 수 있어 그를 대비하는 곳도 있다”고 밝혔다.

    ◇전문가 “내년 상반기 기대”= 경제 전문가들은 경남은 선박, 기계 등 고가 제품의 비중이 높아 수출의 변동성이 크고, 역대 최고의 호조를 기록한 5월 주요수출품목 가운데 선박만이 감소를 기록한 것에서도 경남의 수출 부진 영향이 있다고 봤다. 그러나 세계 경기가 생각보다 빠르게 회복하고 있기 때문에 경남의 수출도 내년께에는 온전한 회복, 그 이상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BNK경제연구소 백충기 연구위원은 “경남 수출에서 선박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선박, 중공업들은 제작시간과 대금 지급 등으로 수주에서 생산이 완료되기까지 시차가 발생해 경기 흐름에 재빨리 부응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난해 말부터 선박 수주가 늘어난 부분이 빠르면 올해 하반기, 내년 상반기에는 조선 회복세가 확인되기 시작할 것이다”고 말했다.

    경남대학교 무역물류학과 교수인 한낙현 한국무역학회장은 “전국 대비해서는 낮지만 도내 중소기업의 수출이 강세를 보이고 있고, 3·4월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만큼 수출 호조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슬기 기자 good@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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