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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 14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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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얼돌 체험방’ 불법 아니지만 불법 같은 영업

도내 창원·김해 등 5곳 영업 추정
허가 필요없는 성기구 판매 등록
시간당 돈 받아 성매매 업소 유사

  • 기사입력 : 2021-06-08 21:0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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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성의 성 상품화를 조장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리얼돌(사람의 신체를 본뜬 성인용품) 체험방’ 운영을 놓고 최근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남에서도 창원, 김해 등 여러 곳에서 영업이 이뤄지고 있지만 현행법상 영업 자체가 불법이 아닌 탓에 경찰·지자체는 단속 근거가 없어 ‘우회 단속’에 나서고 있다.

    리얼돌은 여성의 신체를 정교하게 재연한 성(性)기구의 한 종류로 체험방은 이 리얼돌을 시간당 3~4만원 선의 이용료를 받고 빌려주는 곳이다.

    경찰청은 여성가족부, 지방자치단체와 지난 7일부터 다음 달 31일까지 리얼돌 체험방 온·오프라인 광고와 용도·시설 미변경 등 불법행위를 합동 단속한다고 8일 밝혔다. 일반인이 통행하는 장소에 리얼돌 체험방 전화번호, 주소, 약도, 인터넷 주소(URL) 등의 정보가 담긴 간판이나 광고물을 내걸 경우 청소년 보호법 위반에 해당한다. 또 온라인 광고에 청소년 유해 매체물을 표시하지 않거나 청소년 접근을 제한하는 기능을 적용하지 않을 경우 정보통신망법 위반에 해당한다. 건축법상 유흥시설과 같은 위락시설에 해당하는 리얼돌 체험방에 계단·출구·통로 등 일정한 구조를 갖추지 않거나 근린생활시설로 신고했을 땐 건축법 위반도 적용받는다. 성인용품 판매업으로 등록해 영업하는 리얼돌 체험방은 학교 경계로부터 200m 이내(정화구역)에 있는 경우에만 제재할 수 있어 청소년 보호법 등을 토대로 ‘우회 단속’ 근거를 마련한 것이다.


    경찰은 대법원이 2019년 6월 한 리얼돌 수입사가 세관을 상대로 낸 수입통관 보류 처분 취소소송에서 개인의 사적이고 은밀한 영역에 대한 국가 개입은 최소화해야 하며, 성 기구를 음란한 물건으로 취급해 수입을 금지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취지로 수입사의 손을 들어준 이후 영업이 더 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리얼돌 체험방은 성기구 취급 업소로 분류돼 별도 설립 허가가 필요 없다. 영업이 불법이 아니지만 예약제로 인형을 고를 수 있고, 시간당 서비스를 하는 방식 등이 성(性)을 사고파는 성매매 업소와 유사해 여성의 성 상품화를 조장할 수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경기도 의정부시에서는 신도시 중심가 상가에 리얼돌 체험방 개업 소식이 알려지자 학부모 단체와 같은 건물의 점포 업주 등이 반발하면서 결국 이 업소는 최근 건물에 부착한 간판을 철거하고 영업을 하지 않기로 했다.

    리얼돌 체험방이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중심으로 우후죽순 생기고 있는 가운데 경남에서도 리얼돌 체험방이 도내 곳곳에서 영업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7일부터 양일간 검색사이트를 통해 경남지역 리얼돌 체험방을 검색한 결과 창원 3곳, 김해 2곳, 거제 1곳, 양산 1곳 등 7곳이 영업 중이었으며 시간당 4만원의 이용료를 받는다고 홍보 중이었다. 다음날 영업 중인 1곳에 대한 확인에서 현장은 리얼돌 체험방이 아닌 다른 업종의 간판이 내걸려 있었다. 경찰은 광고 중인 리얼돌 체험방 가운데 일부는 폐업, 일부는 광고를 히지 않고 영업을 하는 등 경남에서 5곳(잠정) 안팎의 리얼돌 체험방이 영업 중인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다만 리얼돌 체험방은 허가 없이 영업할 수 있는 자유업종이기에 업체 수를 파악할 수 있는 관련 통계는 존재하지 않았다.

    경찰은 7월 출범하는 자치경찰 위원회에 리얼돌 체험방 단속 관련 안건을 심의·의결 신청해 단속 계획 등을 세울 예정이다.

    한편 여성단체는 정부가 제때 대책을 마련하지 않아 코로나19 상황 이후 리얼돌 체험방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윤소영 경남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은 “여성의 신체에 대한 성 상품화가 가중될 것으로 보고 지난 2018년부터 수입을 막는 등 대책 마련을 요구했지만 관련법이 없어 나 몰라라 하는 사이 도심 속으로 더 깊이 파고들면서 단속 사각에 놓여있다”며 “여성의 인권을 침해하고 있는 만큼 법령을 마련하고 수입·유통을 막는 등 규제에 나서고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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