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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 14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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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기자가 간다] 대학생활 필수앱 ‘에브리타임’ 두 얼굴

대학생활을 더 편하고 즐겁게, 에브리타임
대학생활이 갈등으로 괴로워, 에브리데이

  • 기사입력 : 2021-05-27 08: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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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브리타임’(이하 에타)이 대학 생활 필수 앱으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2월 한국핀테크연구회와 여의도아카데미가 공동으로 진행한 ‘올해 대학생 필수 애플리케이션(앱)’ 설문조사에서 ‘에브리타임’(94.4%)이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다.

    ‘에브리타임’이란 전국 400여개 대학 약 455만명의 학생들이 사용하는 앱으로, 대학 관련 정보 공유를 목적으로 제작됐다. 에타를 이용하면 △시간표 생성 △강의 계획표 확인 △학점 계산이 용이하며, 앱의 강의 평가 기능을 통해 관련 정보를 자유롭게 공유할 수 있다. 학생들은 강의 및 교수에 대한 평가를 별점으로 매기며 개인적으로 느낀 점 등의 사족을 기재한다. 학생들은 이러한 강의 평가 정보를 시간표 생성 시 적극적으로 참고한다.

    또한 가입 시 학교 메일과 학생증 등을 통한 재학생 인증을 필수로 거치기 때문에 이용자들 간에 소속감이 크다. 에타는 자유게시판·비밀 게시판을 비롯하여 취향에 따라 재학생들이 자체적으로 만든 게시판이 모여 커뮤니티를 이룬다.

    하지만 대학 관련 정보 공유라는 애초의 제작 취지와 다르게, 최근에는 각종 혐오와 갈등은 물론 익명성을 악용한 비방 등의 목적으로 에브리타임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이용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대학생 필수앱 조사 결과 94% 압도적 1위
    시간표 생성·강의 평가·학점 계산 등
    소속 대학 관련 정보 공유 목적으로 제작

    최근 성별·성소수자 혐오·갈등의 장 변질
    ‘카더라’ 게시물 잘못된 여론 형성해 피해
    익명성 이용한 악의적 비방도 늘어 ‘심각’


    창원대 학생들이 에브리타임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고 있다.

    ◇혐오와 갈등의 장으로 변질= 에타에는 치명적인 단점 역시 존재한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에타가 혐오와 갈등의 장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경남의 한 대학교의 에타에 ‘갈등’이나 ‘혐오’라는 키워드로 검색을 하면 끝도 없는 게시된 글들을 확인할 수 있다. 다양한 주제로 혐오와 갈등이 일어나는데, 크게 △성별 혐오 △성 소수자 혐오 △정치적 갈등을 확인할 수 있다. 주로 어떠한 극단의 의견을 가진 소수의 사람이 대립하며 서로의 집단을 원색적으로 비난한다. 모 대학에 재학 중인 A 씨는 “언젠가부터 학교가 전쟁터가 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이용자에게 불편을 조장하는 다양한 글이 올라 있다. 음란성 글로 이용자에게 거부감을 주기도 하고, 코로나19 발생 이후 확진자를 향한 비난 역시 눈에 띄었다.

    ◇가짜도 판친다= 유언비어가 전파되는 것 역시 주목할 만하다. 에타에서는 ‘카더라’성 게시물을 자주 확인할 수 있다. 특히 고발성 글에서 이러한 특징이 보인다. 경남의 한 대학의 에타에서는 특정 과가 학생회비를 횡령했다는 글이 올라왔다. 여론이 확산되자 해당 과의 집부가 직접 해명 글을 올리면서 사건이 일단락됐다. 이 글은 학생회장 투표를 앞두고 게시돼 잘못된 여론이 형성되는 것은 물론, 학생회장 투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었다.

    코로나19 확진자와 관련해서도 ‘카더라’성 게시물이 올랐다. “확진자가 어디 다녀갔다던데”라는 글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띄었다. 확진자가 학내 시설을 이용했다는 글이 게시될 경우 학우들이 사실 확인을 위해 학내 시설 담당자는 연락을 하게되고 이로 인해 업무에 차질을 빚게 된다. 식당의 경우, 확진자가 다녀갔다는 글이 게시되면 식당을 찾는 학생들이 줄면서 매출이 뚝 떨어지는 등 어려움을 겪게 된다. 고발성 글은 사실이 아닐 경우 문제와 관련된 사람들이 굉장한 타격을 입는다.

    창원대 학생들이 에브리타임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고 있다.
    창원대 학생들이 에브리타임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고 있다.

    ◇‘익명’이라는 이름 뒤에 숨긴 칼날= 이러한 양상이 보이는 가장 큰 원인은 ‘익명성’이다. 에타에서는 닉네임 또는 익명으로 활동할 수 있어 대부분의 학생이 익명을 사용한다. 학생들은 ‘익명성’을 통해 본인의 의견을 개진한다. 이 점을 활용해 성별, 정치 등 사회적 이슈에 관해 본인의 생각을 자유롭게 게시한다. 그러나 무분별한 비방 역시 자유롭다.

    지난해 10월 에타 익명성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사건이 발생했다. 서울의 한 대학생 A씨가 에타에 우울감을 호소하는 글을 올리자 일부 익명의 학생들이 이를 조롱하는 댓글을 단 것이다. A씨는 댓글로 우울증 증상이 악화해 결국 극단적인 선택으로 목숨을 끊었고, A씨의 유족은 댓글을 쓴 사람을 모욕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이 사건으로 익명성을 악용한 사이버불링의 심각성이 드러났다.


    “익명성 제거하고 건전한 정보·의견 교류 필요”

    /인터뷰/ ‘에브리타임’ 실사용자 대학생 장우찬씨

    창원에 거주 중인 대학생 장우찬(24)씨는 최근 에타 내에서 불거지는 갈등과 혐오가 사회에서 불신의 씨앗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장씨는 에타 플랫폼 특성상 정보 공유는 물론 공적 담론이 실시간으로 형성되는 만큼 익명성을 걷어내는 등 건전한 정보와 의견이 교류되도록 하는 장치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다음은 장씨와 일문일답.

    -에타를 어떤 목적으로 사용하는가?

    △주로 시간표와 강의 평가, 중고책 거래의 목적으로 사용했다. 하지만 최근 에타는 기존에 내가 사용한 앱과는 다른 양태를 보였다. 사람들이 편파적으로 군영을 이뤄 설전을 나누는 공간이 됐다. 나는 적극적으로 내 생각을 에타에 작성하지 않았지만, 여성 혐오 및 소수자 권리에 대해 노골적으로 혐오하는 글이 올라오면 댓글로 비판했다.

    -에타의 장단점은 뭐라고 생각하는가?

    △에타의 장점은 내가 소속한 집단에서 일어난 일을 즉각적으로 공유하는 플랫폼이라는 것이다. 한편 이런 즉물적인 플랫폼과 소속 집단을 공유하는 것은 에타의 치명적인 단점이다. 학교생활에 가장 가까운 정보를 속속 알 수 있는 장점도 있지만, 지금의 에타는 파벌 싸움터가 됐다. 익명의 사용자들은 나와 같은 집단에서 생활한다는 점에서 이전과 다른 불신사회를 형성한다.

    -에타를 사용하면서 인상 깊었던 에피소드가 있다면?

    △꾸준하게 화제가 되는 글은 젠더 갈등이다. 익명성을 담보로 하는 플랫폼의 성격상 작성자의 구체적인 성별은 알 수 없다. 이러한 익명성은 더 자극적이고 폭력적인 언어를 남발하게 한다. 에타 운영 측에서는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양한 운영 정책을 실시하고 있지만 실제 효용성이 있는지 의문이다.

    기상캐스터 출신 방송인이 한 방송 프로그램에서 남성 비하적인 단어를 썼다는 글이 에타에 올라왔다. 작성자는 ‘여성인 김민아가 남성 비하적 조롱을 서슴없게 했다. 여성이기 때문에 솜방망이 처벌을 받는다’며 글을 썼다. 반면 나는 그녀가 여성이기 때문에 더 큰 책임을 짊어지고, 행동에 대해 사과를 했음에도 성적 욕설, 비방을 받는다고 생각했다. 그 글에 댓글로 내 생각을 적었는데 작성자를 포함한 익명의 사용자들이 나를 ‘여성-페미니스트-남성 혐오자’로 비방했다. 그들은 남성인 내가 여성의 편을 들자 나를 여성 페미니스트로 오인했다. 한편 내 생각이 어떤 페미니스트 유튜버가 말하는 남성 혐오 논리라는 댓글도 올라오면서 학교 에타 Hot 게시판에 올라왔다. 나는 적극적으로 부인했지만, 에타 측은 나를 영구 정지하며 사건은 일단락됐다.

    -에타에 대해 바라는 점이 있다면?

    △내 에타 계정은 현재 영구 정지 상태 처분을 받았다가 무슨 이유인지 글쓰기 제한 상태로 전환됐다. 즉, 글은 열람할 수 있는데 글과 댓글은 쓸 수 없는 상태다. 이것에 대해 부당한 처벌이다, 나와 설전을 나눈 사람 또한 정지를 처분해라 등의 말을 하려는 게 아니다. 공적 담론이 실시간으로 형성되는 플랫폼이니만큼 익명성을 제거했으면 좋겠다. 자신이 쓴 글에 대한 책임은 오롯이 자신이 져야 한다. 이를 적극적으로 피력하기 위해 익명이 아닌 학교 인증을 위해 제시한 학생증에 공개된 정보를 사용하길 바란다. 가령 이름, 학과만 제시해도 사람들이 이만큼까지 혐오와 욕설을 남발할 수 있을까 생각한다.

    글·사진= 창원대 강현아·김기은·김나율 학생

    ※이 기사는 경상남도 지역신문발전지원사업 보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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