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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0월 23일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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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빈약한 논리, 비약이 심한 논리- 김유경(광역자치부 기자)

  • 기사입력 : 2021-05-25 20:2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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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치있는 것을 두고 다자간 경쟁을 벌이고 있다 치자. 거기에는 ‘그것을 내가 가져야만 하는 논리’가 필요하다. 논리는 짜임새 있고 타당해야 하며, 다수가 받아들일 만한 설득력이 구비되어야 한다. 공교롭게도, 이 기본적 이치를 故 이건희 전 삼성그룹 회장이 상기시키고 있다.

    ▼‘이건희 컬렉션’ 기증 이후, 전국 지자체와 문화판은 들썩이고 있다. 저마다 컬렉션 유치를 위한 논리를 내세우고 있는데, 그 면면이 가관이다. ‘삼성이라는 글로벌 기업 이미지가 세계 5위 국제공항을 보유한 영종국제도시와 부합한다(인천)’ ‘이 회장이 자연경관 좋아해 자주 방문했다(여수)’ ‘컬렉션 중 연기군 출신 장욱진 화백의 작품이 있다(세종)’ ‘세계 미술시장을 주름잡고 있는 중국과 가깝다(새만금)’

    ▼유치전에 뛰어든 도내 지자체들은 어떤가. ‘이병철 회장이 다닌 초등학교가 있다(진주)’, ‘이병철 회장이 경영한 정미소가 있던 곳이며, 국립현대미술관 분관과 연계할 수 있다(창원)’, ‘이병철 회장의 생가가 있고, 이건희 회장이 유년시절을 보냈다(의령)’ 선대와의 인연을 내세웠다는 점에서 앞선 지자체들보다 조금 낫다 싶을지 모르나, 짜임새 있고 타당하며 설득력 있는 명분인지는 미지수다.

    ▼문체부가 ‘이건희 컬렉션’을 수용할 미술관 신설을 서두를 모양이다. 내달 황희 장관이 직접 관련 내용을 발표할 예정으로, 접근성을 고려해 수도권에 건립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도 나온다. 문화권력을 쥔 자들은 살펴야 한다. 왜 각 지역사회들이 빈약한 논리 혹은 비약이 심한 논리라도 들이대고 보는지를. 대한민국에서 삼성가(家)와 인연 없는 지역은 드물며, 엮으려 들면 엮이는 것이 명분이라 친다면 적나라한 표현인가. 경제와 산업, 인구의 수도권 일극체제만이 문제인가. 빈약한 논리든 비약이 심한 논리든, 문화향유에 있어 지방분권과 다극체제 요구의 또다른 외침이라는 것이 그 요지다.

    김유경(광역자치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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