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5일 (목)
전체메뉴

[중소기업 주간 특집 신문 지상토론회] 도내 조선산업의 활력 회복과 발전 방안

“친환경·스마트 선박 관련 기자재업체 육성해야”

  • 기사입력 : 2021-05-18 08:04:17
  •   
  • 극심한 불황에 시달렸던 국내 조선업계에 발주와 수주량이 늘면서 화색이 돌고 있다. 하지만 국제 원자재 가격인상과 긴 불황 속에 떠난 조선업 인력 부족 등은 또 다른 난제로 작용하고 있다. 경남신문과 중소기업중앙회 경남본부는 제33회 중소기업주간(10~14일)을 맞아 조선산업의 활력 회복 및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지난 12일 ‘중소기업주간 특집 신문 지상토론회’를 개최했다.

    12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 조산산업의 활력 회복 및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신문 지상토론회에서 황선호 중소기업중앙회 경남중소기업회장이 발표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12일 창원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경남 조산산업의 활력 회복 및 발전방안 모색을 위한 신문 지상토론회에서 황선호 중소기업중앙회 경남중소기업회장이 발표하고 있다./김승권 기자/

    지상토론회에는 정부 측에서 경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 이상창 청장, 지자체는 경남도 조현준 산업혁신국장, 경제계는 중소기업중앙회 황선호 경남중소기업회장, 업계는 경남조선해양기자재 나영우 이사장, 지원기관에는 경남테크노파크 엄정필 조선해양센터장이 참가했고, 사회는 경남신문 이명용 경제부장이 맡았다.



    조현준 경남도 산업혁신국장. /김승권 기자/

    - 깊은 불황 속에서 생존을 목표로 버텨오던 조선업이 올해 들어 연이은 수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현재 경남 조선산업의 현황은 어떤지?

    △조현준 국장= 경남의 조선산업은 경남지역 산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떨어졌지만 국내 조선산업 대비 50%로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주력산업이다. 지난해 말부터 LNG추진선 등 친환경선박 중심으로 선박 수주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연말까지 무난히 목표를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중형조선소는 구조조정과 선가 하락, 원자재 가격 상승 및 중국과의 가격 경쟁 등으로 여전히 수주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STX조선해양은 수주량의 지속 증가 등 정상화에 속도를 내고 있고, HSG성동조선도 올해 말부터 100% 이상 공장 가동을 할 것으로 전망돼 도내 중형조선소는 글로벌 중형조선소로 다시 태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다만 올해 일감은 2019~2020년에 수주된 물량을 중심으로 구성되기 때문에 2·3차 협력업체로의 낙수 효과는 내년 이후 전망돼 협력사와 기자재업계는 올 한해 일감부족으로 어려움이 예상된다.

    나영우 경남조선해양기자재 협동조합 이사장./김승권 기자/
    나영우 경남조선해양기자재 협동조합 이사장./김승권 기자/

    - 대기업의 수주 가뭄으로 대기업에 납품을 해오던 협력업체들도 어려움이 컸다. 특히 조선기자재를 생산하는 중소기업들의 경영난이 심각한데 이사장님이 현장에서 체감하고 있는 경영 상황과 업계의 어려움은 무엇인가?

    △나영우 이사장= 도내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실제 현장에서 닥치는 경영 상황은 상상 이상으로 매우 심각하다. 아쉬운 현실이지만 최근 계약되고 있는 대형 LNG과 LPG운반선 그리고 LNG 연료 추진선 등 친환경선박의 경우, 관련된 조선기자재를 전문적으로 생산하는 기자재업체는 거의 대부분 부산과 울산에 편중돼 있다. 더구나 최근에 계약된 선박의 계약가격은 적자를 감수하는 낮은 수준의 선가다. 조금이라도 선가를 올릴 수 있는 기회를 급격한 원자재 인상이 물밀듯이 몰아치고 있다. 특히 강재류가 그렇다. 때문에 원자재 가격 인상 충격은 조선 기자재업체들에게 매우 클 수밖에 없다. 최근 수년 동안의 조선업 불황으로 상당히 많은 중소형 조선기자재 기업들과 관련 기술자들이 업종을 전환하거나 떠났다. 조선산업은 다른 산업에 비해 잔업과 특근이 많지만 지금은 그것조차 여의치 않는 현실이다. 향후 조선산업의 슈퍼사이클이 도래한다면 전문 기술자의 부족도 매우 심각할 수 있다.

    이상창 경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김승권 기자/
    이상창 경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김승권 기자/

    - 정부와 경남도에서는 조선업의 위기 극복을 위해 다양한 지원책을 시행해 왔는데 주요 지원제도와 현재까지 지원현황 및 효과는 어떠한지?

    △이상창 청장= 도내 조선업 분야 중소기업의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최근 3년간 중진공을 통해 800억원의 정책자금을 지원하고,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을 통해 조선업 특례보증 등 2900억원 규모의 보증도 지원했다. 또한 동남권 조선·해양플랜트 기자재 수출상담회와 경남 동남아 조선·기계부품 무역사절단을 운영하고, 매년 110개 조선해양 수출기업에 대해 바이어 연계, 통역 및 수출상담, 해외마케팅 비용 등을 지원하고 있다. 중소조선사·기자재업체 등을 대상으로 기술개발과 기술 인력양성 등도 하고 있다. 창원과 거제 등 조선업 산업위기대응특별지역 기업에 대해서는 현장클리닉 기업부담금(10%)을 전액 면제했다. 이러한 노력 등으로 최근 조선업 관련 수출경기는 서서히 살아나고 있다.

    △조현준 국장= 창원 진해구, 거제, 통영, 고성 등 도내 조선업 밀집지역의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금융, 고용유지 위해 올해 말까지 고용위기지역 및 조선업특별고용업종을 연장했고, 올해 5월까지 지정돼 있는 산업위기특별대응지역도 연장 건의했다. 또 조선사 협력업체 및 기자재업계의 일시적 자금난 해소, 유동성 제고를 위해 300억원 규모의 중소기업 육성자금을 조선업종 우선배정 등 지원하고, 조선업 퇴직자 재취업 지원과 설계, 특수용접 등 전문인력 양성을 통해 600여명 취업지원으로 조선업 밀집지역 중심의 고용 안정화에 노력했다. 경남도는 금융위원회, 산업은행 등에 신규 수주에 필요한 RG발급을 건의하는 등 경남지역 중소형 조선소 일감 확보에도 노력했다. 도는 LNG벙커링 클러스터, 친환경 수리개조 산업육성을 위한 지원센터를 연말까지 구축할 계획이다.

    엄정필 경남테크노파크 조선해양센터장./김승권 기자/
    엄정필 경남테크노파크 조선해양센터장./김승권 기자/

    - 경남의 경우 원전산업, 조선업 등 주력산업이 위축됐고, 코로나 사태로 인해 산업 전반의 어려움이 가중돼 왔다. 조선업이 수주 증가로 회복세를 보이는 지금 어떠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보는지?

    △엄정필 센터장= 최근 조선업 경기는 코로나 극복 이후를 대비한 세계 경제 회복세, 해상 물동량 증가, 노후선박 대체 건조 등으로 신조선 발주가 증가하고 있다. 수주량 관점에서 분석하면 조선업이 회복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할 수 있지만, 선박 계약 후 설계 및 자재 계약 등의 절차를 거쳐 본 건조 착수까지 최소 1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조선업 특성을 고려하면, 그 간의 일감 부족 현상은 올해 하반기까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올 하반기 이후에는 대규모 수주 계약건 물량이 본격적으로 건조되면서 조선소 협력사의 일감 부족은 해소되지만, 인력 부족 현상에 직면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조선업은 위기와 기회가 공존하는 시기이기 때문에 올해 하반기까지 조선업 협력사 생존을 위한 경영 지원과 더불어 조선업이 슈퍼 사이클로 본격 진입했을 때를 대비한 기업지원 정책이 병행돼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조선업 보릿고개 극복을 위한 ‘산업위기지역 재연장’이 우선적으로 통과돼야 하며, 호황기를 대비해 숙련된 설계·용접·도장 분야의 생산인력 양성과 조선업 퇴직자 유턴을 위한 업계 지원을 전개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황선호 중소기업중앙회 경남중소기업회장./김승권 기자/
    황선호 중소기업중앙회 경남중소기업회장./김승권 기자/

    - 조선산업 발전과 해당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정부나 경남도에서 어떤 부분을 좀 더 집중적으로 지원해야 하나?

    △황선호 회장= 조선산업은 세계 1위 경쟁력을 가진 우리나라 기간산업이자 경남의 주력산업이다. 하지만 좋은 실적에도 중소조선사나 조선기자재·선박수리 업계는 오히려 어려움이 심화됐다고 토로하고 있다. 이러한 어려움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조선산업의 양극화 해소가 필요하다. 현재 조선산업은 조선소 중심으로 형성돼 조선소만 잘 되면 기자재기업도 잘 된다는 의식구조가 지배적이다. 조선사와 기자재기업 간의 갑·을 관계 지속으로 상생 시너지가 미흡하며 불황기에 여신 회수 등으로 조선산업의 경영난을 초래해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에 조선소 및 기자재산업의 동반육성이 반드시 필요하며 동반육성이야말로 조선산업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필수적임을 인식해야 한다. 산·학·연·관이 함께 참여하는 조선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원천기술과 미래 선도기술 개발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정부와 경남도가 적극 나서야 한다. 특히 향후 수요가 증가할 스마트·친환경 선박에 대한 연구개발을 더욱 강화해 중국 등 경쟁국 대비 기술 우위를 유지하고 가격경쟁력을 향상시켜야 한다. 또한 코로나19로 지연된 건조물량의 잠재적 확대에 대비한 고용인력의 확보가 꼭 필요하므로 조선 핵심인력의 다른 분야 유출을 방지하고 기존 퇴직인력의 재취업 유도, 신규인력의 확대를 위한 정책적 지원도 선행적으로 마련돼야 한다.

    △나영우 이사장= 무엇보다 시급한 것은 경남에 산재해 있는 조선기자재업체들의 경쟁력을 키우는 것이 핵심이다. 다시 말해서 경남에는 전국 어느 시·도보다 많은 약 1200여개 조선기자재 업체들이 있지만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영세한 업체들이 많다. 이런 업체들에게 조선기자재 사업에 대한 기술력을 키울 수 있도록 기술지원과 전문업종에 대한 특화된 경쟁력을 갖도록 인도하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다른 시도에 비해 경남의 조선기자재 업체들은 넓은 지역에 산발적으로 산재해 있기 때문에 정보교류도 잘 안 될 뿐 아니라 조선소들도 물류와 검사에 대한 불편함에 기피하는 경향이 크다. 따라서 조선기자재기업들의 집적화 단지가 매우 중요하고 시급한 과제다. 최근 최대·최고의 화두로 떠오른 친환경선박에 대한 기술경쟁력을 가진 기자재업체가 너무 없다는 점도 안타깝다. 물론, 업체들 스스로 기술과 연구개발에 대한 투자가 부족한 것도 사실이지만, 설사 투자에 대한 의지가 있다 해도 무엇을 어떻게 시작해야 할지조차 모르는 게 현실이다. 따라서 경남의 조선기자재산업 활성화를 위해 경쟁력과 기술력이 있는 업체들을 집적화된 장소에 유치하고, 전문적인 기술력이 미흡한 업체들에게 경영지원은 물론 조선소와의 기술교류 등 실제 현장에 필요한 지원을 전폭적으로 해야 한다. 조선기자재를 생산하고 있는 중소기업과 소형조선소가 경쟁력을 가지고 자생력을 갖출 수 있도록, 또한 대형·중견 조선소와 동반성장을 할 수 있도록 좀 더 적극적이고 과감한 지원을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 우리나라 조선이 수주가 늘고 있지만 중국과 일본의 추격도 만만치 않은데 앞으로 지속가능한 경쟁력을 갖추고 한 단계 더 도약하려면 기업들은 어떻게 대처해 나가야 할까?

    △엄정필 센터장= 중국, 일본 등과의 수주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서는 ICT기반의 스마트 기술력을 확보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다. 최근 발주되는 선박은 국제해사기구의 환경규제 대응을 위해 LNG추진선과 같은 친환경 추진시스템이 탑재된 선박의 형태로 발주되고 있다. 향후 국제해사기구는 온실가스 감축을 목표로 선박 환경규제 더욱 강화할 예정이기 때문에 국내 조선업계가 강화되는 선박 환경규제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기술개발과 실증사례 확보 지원이 필요하다. 특히, 조선업계는 LNG추진시스템을 시작으로 탄소제로 연료를 주목하고 있다. 따라서 이와 관련된 핵심 기자재에 대한 기술개발과 연료를 공급하기 위한 벙커링 및 전기충전 시스템에 대한 기술개발이 필요하다. 정부와 지자체 관공선을 활용해 친환경 연료추진 시스템 기술을 검증한 후 대형선박에 탑재하는 상향식 방식의 실증 지원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조선·해운 분야의 스마트화 속도는 다소 더딘 것 같다. 따라서 스마트 기술이 앞서 적용된 항공산업, 자동차 산업 등을 벤치마킹해 선박에 적용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 경남 무인선박 규제자유특구를 시작으로 ‘자율운항 선박’이 상용화 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스마트 선박 유지보수 플랫폼 구현을 통해 조선·해운의 동반성장이 될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의 지원이 필요하다. 그리고 도내 조선소의 원가경쟁력 강화를 위해 조선소 야드의 스마트화를 통한 제조 혁신까지 병행된다면 조선업은 미래에도 세계 1위 산업 경쟁력을 유지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 조선업은 납품 중소기업에 대한 낙수효과가 큰 경남의 주력산업이다. 앞으로 지금과 같은 위기를 다시 겪지 않도록 자생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한데 이를 위한 정책적인 육성·지원계획은 무엇인가?

    △이상창 청장= 중기부는 올해 기업의 규모와 역량별 맞춤형 해외 마케팅을 지원해 조선업 수출액 확대와 수출 선도기업으로의 육성을 도모하고 있다. 지난 2019년 11월에 경남에 무인선박 규제자유특구를 지정해 현재 본격적으로 실증작업 등도 추진하고 있다. 향후 해상실증을 통해 실증데이터를 확보하게 되면 해외 수출 판로개척에 큰 도움이 됨과 동시에 무인선박 양산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친환경·스마트 선박 중심으로 조선강국의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핵심부품 국산화와 미래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조선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퇴직한 숙련인력의 복귀 지원을 위해 재취업과 재교육 지원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앞으로 조선업 분야 중소기업의 활력 회복과 도약을 위해 대·중소기업 상생을 통한 경쟁력을 강화하고, 정책적 역량을 집중해 나갈 계획이다.

    △조현준 국장= 최근 도내 조선산업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5년여간 세계경기의 불황, 코로나19 등에 따른 글로벌 발주량 급감도 있지만, 호황기에 대한 준비 부족도 하나의 원인이라 본다. 경남도는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조선기자재업체 활력 회복, 중소형조선소 경쟁력 강화, 친환경 미래 조선산업 육성을 위해 중점 지원할 계획이다. 기자재업체에는 대·중·소 조선소와 상생협력 구축을 위한 핵심 기술개발, 친환경·스마트화 지원과 상생협력 특례보증 신설 등 금융지원, LNG특화 설계엔지니어링 인력양성 등을 통해 활력 회복에 노력할 방침이다. 중소형조선소는 물량 확보, 생산성향상, 원가 절감을 위한 야드 안정화·스마트화 지원과 유·무급자 고용유지, 인력양성 등 고용안정 지원, 소형 조선소 직접화 단지를 조성하고 친환경 선박 시장 진출 지원을 할 예정이다. 특히 도는 지역 내 조선소에 대해 친환경화·스마트화·생태계 혁신 등 3대 분야를 중점 육성해 세계 1위 조선강국 유지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김정민 기자 jmkim@knnews.co.kr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 관련기사
  • 김정민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