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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3월 2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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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먹기도 사 먹기도 힘든 ‘먹거리 물가’

통계청, 4월 외식물가지수 ‘껑충’
경남 3.1% 올라 ‘전국 두 번째’
죽·햄버거·짬뽕 등 줄줄이 인상

  • 기사입력 : 2021-05-11 20:4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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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달 경남지역 외식물가가 전국에서 두 번째로 많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소비자 물가지수’에 따르면 전국 평균 외식물가지수(113.02)는 전년 동월 대비 1.9% 상승해 22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는데 경남지역(111.45)은 이를 훨씬 웃도는 3.1%가 상승했다. 이는 전국 16개 지자체 중 대전과 함께 두 번째로 높은 수치다.

    11일 창원의 한 구내식당에 식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식대를 인상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김승권 기자/
    11일 창원의 한 구내식당에 식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해 식대를 인상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김승권 기자/

    ◇경남 외식물가 급등= 경남 외식물가는 눈에 띄게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내내 0~1%대 상승률을 보였지만 올해 1월 1.6% 상승을 시작으로 2월 2.1%, 3월 2.7%로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조사 대상 외식 품목 39개 중 38개가 올랐다. 마이너스 상승률은 보인 것은 피자(-2.9%) 단 1개뿐이었다. 가장 많이 오른 메뉴는 8.6% 상승한 소고기로 조사됐다.

    이어 죽 7.6%, 스테이크 7.2%, 구내식당 식사비 6.8%, 햄버거 6.1%, 생선회 5.8%, 짬뽕 4.6%, 돼지갈비 3.9%, 삼겹살 3.8%, 볶음밥 3.8%, 설렁탕 3.6%, 돈가스 3.6%, 칼국수 3.5%, 김밥 3.2% 등 총 14개 메뉴가 평균 상승률을 웃돌았다. 돼지갈비, 삼겹살, 돈가스는 1년 새 최대 폭으로 올랐다.

    외식 물가의 이 같은 상승 배경에는 쌀, 소고기, 돼지고기 등 원재료 가격과 더불어 배달비 등 운영비도 있다는 분석이다.

    동남지방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말부터 외식물가 조사에 배달비도 포함시키고 있다. 농축수산물 가격이 계속 높은 데다 배달비까지 적용된 점이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말했다.


    ◇소비자물가, 8년11개월 만에 최고 상승= 경남지역 전체 소비자물가도 8년 11개월 만에 최고 폭으로 올랐다.

    동남지방통계청이 발표한 ‘4월 경남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4월 경남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5%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12년 6월 2.7% 상승한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2013년 이후 경남지역 소비자물가가 2% 상승대를 기록한 것은 단 4번뿐이다.

    특히 생활물가가 가파르게 상승했다. 경남 생활물가지수는 3월 전년 동월 대비 1.8% 오른 데 이어 4월엔 3.0%가 올랐다. 생활물가지수가 3%대로 상승한 것은 2012년 2월(3.2%) 이후 9년여 만의 일이다.

    농축수산물 물가가 여전히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 중인 데다 공업제품·서비스 물가도 상승하면서 전체 물가 상승을 주도했다. 농축수산물은 12.6%, 공업제품은 2.3%, 서비스는 1.4% 상승했다. 품목별로 보면 파 227.9%, 마늘 52.8%, 국산 소고기 13.5%, 쌀 14.1%, 휘발유 15.4%, 경유 17.5% 등이 큰 폭으로 상승했다.

    ◇소비자·자영업자 모두 울상= 생활물가와 외식물가 급등에 소비자, 자영업자 모두 시름하고 있다. 소비자들은 집밥을 해먹는 데도 비용이 많이 드는데 외식비까지 올라 부담이 크고 자영업자들은 원재료뿐만 아니라 포장용기, 배달비까지 모두 오르고 있어 외식물가가 높아져도 남는 게 없다는 입장이다.

    김해서 돼지국밥가게를 운영하는 이선민(56)씨는 “돼지고기 값도 많이 올랐는데 최근 포장용기 가격도 15%나 올랐다. 납품업체도 원청에서 가격을 30% 올려 어쩔 수 없다고 하더라”며 “얼마 전에는 배달업체서 퀵비도 20% 올렸다. 음식값을 갑자기 올리기도 어렵고 울며 겨자 먹기로 운영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진주에서 한식가게를 운영하는 신희선(46)씨는 “양파, 파, 마늘 값이 평년보다 너무 크게 올랐다. 3월부터는 배달 업체서 배달비를 일괄적으로 500원씩 올렸다”며 “코로나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매장 판매보다 배달을 더 많이 하는데 배달은 포장용기부터 배달비까지 지출이 많으니 외식물가가 오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말했다.

    직장인 김모(34·창원시 성산구)씨는 “집 근처 상가 분식집에서 김밥을 자주 사먹는데 얼마 전부터 한 줄당 500원이 올랐더라”며 “식재료를 사려고 장을 봐도 돈이 많이 드는데 외식값도 오르니 한숨만 나온다”고 말했다.

    김세정 기자 sjkim@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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