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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06월 14일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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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이직해라’ 조롱글 작성자 못찾나… 수사 난항

2개월 가까운 수사 큰 진전 없어
글 게시된 직장인 앱 ‘블라인드’
미국 본사 측서 자료 제출 거부

  • 기사입력 : 2021-05-05 21: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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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인 익명 앱인 ‘블라인드’에 ‘아니꼬우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 이직해라’는 취지의 익명 게시글을 올린 작성자를 찾는 경찰 수사가 난항을 겪고 있다. 조롱글을 올린 작성자를 찾더라도 처벌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블라인드 미국 본사로부터 받은 일부 자료와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한 업체 2곳에서 확보한 데이터를 포렌식 중이라고 4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 3월 15일 수사를 시작한 이후 이날까지 조롱글 게시자를 특정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수사 초기인 3월 17일 LH 본사와 블라인드 운영사인 서울 팀블라인드 한국지사 2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벌인 이후 블라인드 미국 본사에도 같은 달 17일과 23일 각각 이메일로 압수영장을 보내 IP주소와 아이디 등 회원정보 관련 자료를 협조 요청했다. 앞서 LH는 직원들의 땅 투기 의혹에 대한 비판이 일어난 이후인 지난 3월 9일 ‘꼬우면 이직하든가’ 등의 내용이 담긴 글이 올라와 국민적 공분을 사자 글 작성자를 명예훼손과 모욕, 신용훼손 혐의로 지난 3월 14일 진주경찰서에 고발했으며, 경남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같은 달 15일부터 관련 사건을 진주경찰서로부터 넘겨받아 수사에 착수했다.


    경남경찰청./경남신문 DB/

    그러나 경찰의 수사는 벽에 가로막혔다. 블라인드 측이 미국 판례를 근거로 개인 정보를 알려줄 수 없고 블라인드의 개인정보처리방침상 가입자의 개인정보 등 데이터를 저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서비스가 설계돼 있어 알지도 못한다는 이유로 자료 제출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미국에 본사와 서버를 두고 있어 경찰이 요청하는 자료를 제출하지 않을 경우 강제로 서버 압수를 하기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블라인드 본사의 협조를 받지 못하면서 수사에 애를 먹게 된 뒤 국내에 서버를 둔 업체 2곳을 압수수색해 자료를 얻는 우회경로를 선택했지만 이 역시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경찰 관계자는 “블라인드가 추적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조그마한 단서라도 제공해주면 수사가 쉽게 진행됐겠지만 그렇지 못한 상황인 게 사실이다”며 “다른 방식으로 추적의 실마리를 찾고 있지만, 워낙 방대한 양을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분석해야 해 얼마나 더 걸릴지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고 설명했다.

    캡처된 LH 조롱글을 첫 게시한 것으로 알려진 국내 모 증권사 직원 A씨를 찾는 일, 그리고 이메일 인증을 역추적하는 또 다른 우회수사도 병행하고 있지만 이 또한 난항을 겪고 있다.

    수사팀은 A씨가 블라인드에서 LH 직원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을 보고 화면을 캡처해 익명게시판에 올린 것으로 보고 있는데, 현재 A씨와는 연락이 닿지 않고 있다. 블라인드에는 해당 회사 이메일 계정으로만 인증을 받아야 가입과 글 작성이 가능하기에 LH 본사를 통해 확보한 ‘이메일 인증’을 통해 피의자를 특정하려 하지만, 이 역시 1000건이 넘는다고 수사팀은 설명했다.

    이런 험난한 과정을 거쳐 피의자를 특정하더라도 처벌까지 이어질 지도 미지수다.

    경찰 관계자는 “블라인드 조롱글과 관련해 고발 당시 제기된 혐의는 업무방해와 명예훼손 2가지이지만, 고의성과 동기가 규명돼야 처벌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도영진 기자 dororo@k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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