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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창원시문화상’ 격년제 시상 지속할 것인가- 오하룡(마산문협 고문)

  • 기사입력 : 2021-05-03 20: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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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원시는 지난 2010년 마산 진해를 흡수하여 통합 창원시가 되었다. 그렇다면 3개 시가 개별적으로 시상하던 해당 문화상도 통합하는 만큼 종전 3개 시가 시상하던 내용보다 내실 있고 누구나 공감할 수 있게 선진 발전적이어야 한다.

    그러나 마산시 때만 하더라도 매년 ‘마산시 문화상’을 시상해 왔는데, 통합 후에는 ‘통합 창원시 문화상’으로 이름은 바뀌었으나 격년으로 시상해 의아했다. 3개 시가 통합되었으면 통합에 따라 수상대상도 당연히 늘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시상 범위를 넓히거나 횟수를 늘리는 등으로 시상 규모와 대상을 대폭 확장해야 정상적일 것이다.

    그런데 오히려 ‘격년’ 시상으로 퇴행하는 행보를 보인 것이다.

    이런 이상하고 의아스러운 시상제도에도 아무도 문제를 삼는 것 같지 않았다. 필자는 몇 년이 지난 후 보다 못해 아는 지역의 예총회장을 만난 자리에서 건의했다. 이분도 그것을 별로 생각하고 있지 않았던지 “그게 그렇네요”라면서 시장에게 건의해 보겠다고 하였다.

    그 일이 있은 얼마 후 그분에게서 긍정적인 소식을 들었다. 예총 대표들과 시장의 어떤 모임 자리에서 이 문제를 거론했더니, 당시 안상수 시장이 “그러냐, 왜 진작 건의를 하지 않았느냐. 이거야말로 대박의 주제다” 하면서 실무자를 불러 내년부터 매년 시상토록 하라고 즉석에서 당부하더라는 것이다.

    통합 전의 창원시는 도시 분위기가 제대로 형성되기 전이어서 매년 문화상을 시상하기에는 대상자가 많지 않았다. 따라서 격년제 시상조례를 만들어 놓았던 것이다. 그런 이유로 통합 이후에도 그대로 격년제 시상이 지속한 것이다. 말이 안 되는 소리지만 그동안의 사정은 그랬다.

    그것이 2017년의 일이었고 2018년부터는 매년 시상으로 정상화되는 것처럼 보였다. 통합 후에 ‘통합 3회’까지 나가던 횟수를 어떤 이유에선지 마산시 문화상의 기존 횟수 33회의 연장선에서 계산, 그해는 제37회로 변경하여 시상식을 하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신생 이미지보다는 기존 전통 이미지의 중요성을 의식하여 결정한 것으로 나름대로 이해하였다. 아무튼 매년으로 정상화된 것이 중요한 일이 아닌가. 한데 그해만 그렇게 하고 도로 아미타불이 되었다. 격년제로 다시 회귀해 버렸기 때문이다.

    선거에서 시장이 교체되면서 문제가 생긴 것이다. 전임이 그렇게 해 놓았다면 문화예술 행정은 그대로 이어져 갈 것으로 이해하는 것이 일반 시민 정서이다. 그러나 정치의 내막은 그렇지 않은 모양으로 이런 규칙은 무시하는 것이 다반사인 걸 미처 몰랐다.

    그 후 작년에 격년 시상이 있었다. 격년이니 올해는 없고 내년에 있을 것이다. 시청 담당자에게 문의했더니 당연한 듯 격년시상이라는 반응이었다. 이것은 분명 불합리한 일이다. 그런데도 지역의 그 많은 예술단체의 누구도 이 문제를 다시 거론하는 얘기는 들리지 않는다. 몰지각한 정치 현실에 너무 실망해서인가. 아니면 너무 둔감해서인가.

    지난 2월 15일 저녁 마산대동제 행사에 참석한 허성무 시장은 많은 예술인 앞에서 ‘예술인들을 위한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라는 내용의 축사를 하였다. 그가 진정으로 예술계를 의식한다면 이런 불합리를 바로잡는 것이 무엇보다 급선무일 것이다.

    오하룡(마산문협 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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