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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11월 28일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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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고파] 가족- 이상권(광역자치부 서울본부장)

  • 기사입력 : 2021-05-02 20:2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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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연산군은 폭군의 대명사다. 생모인 폐비 윤씨가 사사(賜死)된 사실을 뒤늦게 알고는 돌변한다. 불우한 가족사가 없었다면 잔혹한 군주가 되지 않았을 것이란 동정론도 있다. 폭정을 일삼다 중종반정으로 폐위된 그도 종국에는 가족의 정을 갈구했다. “중전이 보고 싶다”는 마지막 말을 남기고 31살의 나이로 귀양지에서 숨을 거둔다.

    ▼동서고금,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가족은 마지막 안식처다. 혈연과 친밀성을 기반으로 존재하는 가정은 공동체의 근간이자 사회생활의 출발점이다. 대학(大學) 8조목 가운데 격물(格物)·치지(致知)·성의(誠意)·정심(正心)·수신(修身)은 개인 수양이다. 이에 더해 제가(齊家)·치국(治國)·평천하(平天下)는 공동체다. 가정의 화목이 세상에 뜻을 펼치는 근원이 된다는 의미다.

    ▼5월은 가정의달이다. 어린이날(5일)과 어버이날(8일), 부부의날(21일) 등 가족의 소중함을 다시금 일깨운다. 맹자는 인생삼락(人生三樂) 첫번째로 ‘부모님이 모두 살아 계시고, 형제들이 무사하게 잘 지내는 것(父母俱存 兄弟無故)’을 꼽았다. ‘아랫목에 모인/ 아홉 마리의 강아지야/ 강아지 같은 것들아/ 굴욕과 굶주림과 추운 길을 걸어/ 내가 왔다/ 아버지가 왔다 (중략) 지상에는/ 아버지라는 어설픈 것이/ 존재한다/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박목월 ‘가정’). 가족은 힘든 세상사를 견디는 힘이자 인생의 가장 소중한 가치다.

    ▼가족 형태가 변하고 있다.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올해 3월 기준 1인 가구는 전체 가구의 39.5%나 된다. 고령사회 도래와 젊은 세대의 미혼 성향을 일차적 원인으로 꼽는다. 1인 가구 증가는 ‘나 홀로 사회’에 결정적 영향을 미쳤다. 정부는 혼인·혈연·입양만을 가족으로 인정하는 법률을 바꿀 계획이다. 민법(779조) 규정에서 아예 가족의 정의를 삭제하는 방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세월의 때가 누렇게 내려앉은 빛바랜 대가족 사진은 시골집 벽에서조차 보기 어려운 시대가 됐다.

    이상권(광역자치부 서울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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