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   유튜브  |   facebook  |   newsstand  |   지면보기   |  
2024년 04월 26일 (금)
전체메뉴

[혈액투석여과] 탁한 피 걸러내 맑은 피로 바꿔요

몸의 필터 신장, 제기능 못하면 노폐물 쌓여
‘초여과’ 방식으로 투석라인에 정수 추가 주입
필터에 압력 걸어 물과 독성물질 함께 없애

  • 기사입력 : 2021-04-26 08:04:56
  •   
  • 신장은 우리 몸 안에서 생성된 여러 독성물질을 체외로 배출하기 위해 정수기가 필터로 물을 깨끗하게 해주는 것처럼 혈액을 사구체라는 필터로 깨끗하게 해주는 중요한 장기다.

    신장기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되면 소변으로 배출돼야 할 노폐물이 우리 몸에 쌓이게 되며, 노폐물이 배출되지 못하면 기운이 없고, 쉽게 피로를 느끼고, 밥맛이 없기도 하고, 구토를 하는 증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심장기능과 혈관기능도 점점 나빠져 우리 몸의 균형이 깨지면서 여러 가지 합병증이 발생하게 되고 생명이 위중한 상황에까지 이를 수 있다.

    창원파티마병원 신장내과 윤성한 과장이 혈액투석 환자를 살펴보고 있다./창원파티마병원/
    창원파티마병원 신장내과 윤성한 과장이 혈액투석 환자를 살펴보고 있다./창원파티마병원/

    그렇기 때문에 신장기능에 영향을 주는 질환(고혈압, 당뇨, 사구체신염 등)이나 약제, 환경, 음식 등을 주의해야 하며, 이상이 있을 경우 제때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결국 신장기능이 일정 이상 감소하게 되면 신장을 대체하는 치료가 필요한데, 많은 환자분들이 받는 가장 대표적인 치료가 바로 ‘혈액투석’이다.

    혈액투석은 지난 수십년간 많은 발전을 하고 있는 분야 중 하나다. 실제 사람의 사구체는 현대 기술로도 그 효율과 기능을 따라 잡지 못하는 매우 뛰어난 필터인데, 처음 개발됐던 투석장비에 비해 현재의 투석장비는 엄청난 발전을 통해 평균수명을 연장하고, 합병증과 부작용의 발생을 줄일 수 있게 됐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혈액투석은 단순히 일부 성분만을 통과시키는 반투막을 통한 ‘혈액의 수동적 확산’을 뜻하며, 과거에는 이 방법만을 이용했었다. 확산은 주로 필터의 성능에 따라 달라지는데 필터에 있는 구멍의 크기에 따라 저분자량에서 중분자 물질까지 걸러줄 수 있는 성분의 종류가 달라지고, 그로 인한 효과와 부작용도 달라진다.


    식욕저하·두통·심장병 등 요독 증상 개선
    부종 효과적 제거·투석 시간 감소에 도움
    매달 검사 통해 환자 맞춤형 필터 사용해야


    필터의 종류는 간단히 저유량(표준), 고효율(표면적 증가), 고유량(구멍 크기 증가)으로 구분한다. 표준 필터와 비교해 고효율 필터는 저분자량을 더 많이 제거할 수 있고, 고유량 투석은 분자량이 큰 물질을 더 많이 제거할 수 있으며, 매달 검사를 통해 환자에게 맞는 필터를 사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론적으로는 고유량 필터를 통해 여러 합병증을 일으키는 중분자 독성물질을 제거하면 좋지만, 몸에 필수적인 단백질인 ‘알부민’의 경우 중분자 물질이기 때문에 알부민을 보존하면서 중분자 물질을 제거할 수 있는 필터의 개발은 쉽지 않다. 그래서 기본적인 투석은 주로 저분자 독성물질을 걸러주게 돼 있고, 투석 효율의 평가 또한 저분자 물질을 한 번에 얼마나 제거해 줄 수 있느냐를 기준으로 측정된다. 그렇기 때문에 투석효율이 좋은 환자에게서도 가려움증이나 불면증 등의 증상이 종종 발생해 항히스타민제나 수면제를 자주 사용하게 된다.

    최근에는 확장된 혈액투석(HDx ; expanded hemodialysis)이라는 개념으로 알부민보다 작은 중분자 독성물질만 더 걸러주는 필터가 개발돼 가려움증이나 불면증을 호소하는 환자에게 적용 시 개선된 결과를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나오고 있고, 실제로도 이런 필터를 이용한 이후 환자가 사용하는 약의 수가 줄어들거나 증상 호소가 줄어드는 효과를 종종 보게 된다.

    기존의 혈액투석에 ‘초여과’라는 방식이 추가된 것이 최근에 많이 사용되는 혈액투석여과다. 이 방식은 정수된 물을 투석 라인에 추가로 주입하여 혈액 내 독성물질을 희석하고, 이후 필터에 압력을 걸어 물을 다시 제거를 하면서 다량의 독성물질까지 함께 제거하는 방식이다. 이를 통해 이전에 비해 높은 투석 효율을 확보함으로써 식욕저하, 두통, 구역, 하지불안증후군, 빈혈, 심장병 등의 요독증상을 개선하고, 부종의 효과적인 제거 및 투석 시간 감소에 도움을 주고 있다. 다만 이런 방식은 고효율 필터와 대량의 정수액이 필요하기 때문에 비용적인 부담이 발생할 수도 있고, 혈류량이 일정 수준 이상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무조건 투석여과 방식을 쓰기 보다는 의료진과의 상의를 통해 적절한 방식을 택해야 한다.

    이처럼 과거에 비해 투석 기술의 발전으로 투석 환자들의 건강과 생활에 많은 개선이 이뤄졌으며, 앞으로도 더욱 발전된 기술이 투석 환자들에게 희망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근 혈액투석이 가능한 병원이 많이 생겼지만 병원마다 투석 방식이 다를 수 있으며, 시설과 인력, 환자관리의 질이 신장내과 협회의 기준에 맞지 않는 경우도 있다. 혈액투석은 환자의 건강과 생명으로 직결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투석병원을 선택할 때에는 매우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

    김병희 기자 kimbh@knnews.co.kr

    〈도움말 창원파티마병원 신장내과 윤성한 과장〉

  • < 경남신문의 콘텐츠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전재·크롤링·복사·재배포를 금합니다. >
  • 김병희 기자의 다른기사 검색
  • 페이스북 트위터 구글플러스 카카오스토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