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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24일 (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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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촉석루] 우리 동네 달인을 만나러 가보자 - 박옥순 (경남도의원)

  • 기사입력 : 2021-04-25 21: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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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는 ‘생활의 달인’이라는 프로그램을 좋아한다. 매번 등장하는 달인을 넋을 잃게 보게 된다. 한 분야에 오랫동안 일한 분이라 나이 지긋한 달인이 많지만 나보다 젊은 달인이어도 절로 우러러 보게 된다.

    누구나 아는 떡볶이 맛을 한 차원 올리려고 인공조미료 대신 호박에, 홍시에, 미역귀로 육수를 만들고 생닭에 온갖 재료를 넣어 튀긴 기름으로 떡을 버무리는 수고까지…. 별다른 방법이 있을까 싶은 가방 수선에 접착제에 만족하지 않고 한천가루, 말린 해삼, 해파리에서 얻어낸 접착력을 쓰는 달인까지. 저런 비법이 만들어지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 자신을 벼리고 벼리어 왔는지 생각하면 박수를 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고 그분들이 자신의 공로에 큰 대가를 바란 것도 아니다. 가게는 주로 전통시장 아니면 골목상권에 있고 그렇게 만든 음식과 공임은 저리 싸도 될까 싶을 정도다. 그저 내 새끼 배곯지 않고 원하는 만큼 공부시킬 수 있다면 됐다고 여기는 분들, 우리네 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상공인들이다.

    나만큼 지역구에 많은 전통시장을 가진 의원이 없다. 그래서 늘 시장 상인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는데, 나날이 활기를 잃어가는 시장을 보면서 갈 때마다 마음이 아프고 무거워서 어떻게 하면 내가 도움이 될까 머리가 아프고 입이 바싹 마를 정도다.

    그래도 놀라운 것 중 하나는 아이러니하게도 코로나19가 가져다주었는데, 바로 제로페이 사용자 수가 엄청나게 늘었다는 점이다. 재택근무, 외출제한 등으로 이른바 ‘슬세권’(슬리퍼 차림으로 각종 편의시설을 이용한 주거 권역)이 뜨기 시작하면서 그 수요를 잡기 위한 시장의 변화가 큰 몫을 했다. 예전에는 카드 사용도 꺼려지던 시장에서 제로페이로 대표되는 각종 지역사랑상품권, 계좌이체 등 결제가 쉬워지고, 대형마트에서나 가능했던 배달서비스까지 되고 보니 그동안 발품 팔아 만든 주차장과 아케이드가 이제야 빛을 발하나 싶다.

    이왕 이 글을 읽은 김에, 오늘 미발굴 달인들을 만나러 전통시장에 들러보시는 것이 어떠신지.

    박옥순 경남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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