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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04월 19일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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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칼럼] ‘병원 생활’ 어떤 기억 있으세요?

  • 기사입력 : 2021-04-19 08:0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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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에게 병원은 어떤 곳일까. 아마도 대부분이 아픈 몸을 치료하는 곳, 의사나 간호사를 만나는 곳을 먼저 떠올리게 될 것이다.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정확한 진단과 검사를 하는 부서, 치료를 담당하는 부서, 안전하고 쾌적한 환경을 관리하는 부서, 건강한 식단을 제공하는 부서, 물품, 약제를 공급하는 부서 그리고 병원운영을 담당하는 부서들이 서로 유기적으로 이어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병원마다 그 모습에 차이는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환자의 건강’을 위해 모두가 한마음으로 뛰는 것임이 분명하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긴 호흡으로 달리기 위해서는 여러 가지 노력이 들지만 그중 환자와 직원, 부서와 부서 간의 ‘Understand(이해하다)’는 매우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몸이 아플 때는 자신이 가장 급하고 중요해진다. 필자 역시 그랬다. 어린 시절 2달이 넘도록 병원에서 꼼짝없이 누워만 지낸 적이 있었다. 그때를 생각하면 몸도 마음도 힘들었던 기억이 선명하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병원에서 근무하며 시스템을 만드는 지금은 환자의 마음에 공감되는 부분이 훨씬 더 크게 차지한다. 그래서인지 누구에게나 병원에서의 시간이 ‘아픈 기억’이기보다는 한 번쯤 생각나는 ‘좋은 추억’이 될 수 있으면 하는 목표가 된 것이다.

    병원 생활 중 좋은 추억이란 먼저 치료가 잘 되는 것이 아니던가. 최신 의료기기나 새로운 치료법은 치료를 위해 필수적이나 환자들의 느끼는 감정, 육체적인 어려움을 해결하는 것도 매우 큰 비중을 차지한다. 이를 위해서 병원시스템에 감성, 문화, 안전을 더하는 프로젝트들을 진행했다. 비단 환자에게만 국한된 것은 아니라 직원과 지역의 성장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함이었다.

    먼저 환자들이 병원에서 편안하고 소소한 즐거움을 한 가지라도 느낄 수 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원내 비영리 갤러리를 운영하여 시간을 내지 않아도 병원에서 전시를 감상할 수 있도록 했으며, 본원만의 특별한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CS팀을 조직해 매달 환자와 직원들을 위한 이벤트를 준비하고 실천하고 있다. 또한 친절하게 설명을 잘하는 의료인, 조금 더 편리한 동선 배치와 깨끗한 치료 환경유지, 척추 환자 맞춤형 아이디어 도입, 봄 냄새 가득한 옥상공원 등 병원 곳곳 디테일에 힘을 실었다. 뿐만 아니라 직장 내 문화를 개선하고자 직원들에게는 자기 개발의 기회와 다양한 교육지원, 동호회 등으로 교류의 장을 넓혔으며 의사, 간호사, 물리치료사 등 병원 내 직업체험교실을 열어 많은 지역의 청소년들과의 소통도 하고 있다. 이 순간에도 병원에서는 보이는 곳 보이지 않는 곳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환자의 건강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병원 생활에 대한 환자들의 일종의 편견과 걱정, 두려움을 조금이나마 변화시키기 위해, 병원에서 생활하는 환자와 직원 모두에게 조그마한 추억을 선물하기 위해, 고고한 백조의 보이지 않는 발버둥은 오늘도 물 아래에서 숨이 차다.

    하대원(창원the큰병원 기획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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